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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운영에 분과학회 책임 크다
2003년 03월 18일 () 11:02:00 webmaster@mjmedi.com
대한한의학회가 현황자료 제출을 분과학회에 요청했다. 말 그대로 분과학회의 살림살이 현황을 주로 파악하고, 아울러 평가를 겸해서 매년 해오는 사업이다.

현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한해의 계획을 수립할 수 없으며, 설령 계획을 수립한다 하더라도 실행에 옮길 수 없다. 손발이 되어 줄 분과학회가 없이는 그 어떤 일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분과학회가 단순히 손발의 기능만 하는 것도 아니다.

때로는 중앙학회인 대한한의학회의 운영에도 참여한다. 평의원총회를 비롯해서 운영 이사회, 전국 운영 이사회, 혹은 소위원회 활동 등을 통해서 학회 운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이렇듯 중요한 분과학회가 정작 현황파악자료 제출을 요구하면 뜨뜨미지근하다고 한다. 가장 기본적인 통계인 회원수와 회비납부자 명단은 물론이고 세미나 개최 사실조차 일목요연하게 보고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보고된 내용만으로는 현황을 파악할 수 없는 학회가 40%에 달한다는 조사책임자의 전언이고 보면 분과학회의 도덕적 해이 현상을 그대로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단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래가지고는 대한한의학회의 독립은커녕 자치도 힘들 판이다.

분과학회가 중앙학회에 협조하는 것은 산하단체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다. 지성인으로서 자신을 대표하는 단체에 회비를 납부하는 것은 기본 중에서도 기본에 속하는 문제여서 특별히 강조하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다. 학문의 발전을 논하기 이전에 회비내고 활동보고하는 조직의 기본 규칙부터 익혀야 할 일이다.

그렇다고 모든 책임이 분과학회에만 있다는 뜻은 아니다. 분과학회 나름대로 애로가 있는 줄은 익히 알고 있다. 분과학회 인정기준인 회원수 50명을 넘는 학회가 그리 많지 않은 것, 학회활동이 활성화되지 않은 것, 회비수납율의 저조 등이 불성실보고의 첫 번째 요인이라는 사실쯤은 말을 안 해도 다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현실적 문제가 있다 해서 분과학회의 대충주의식 보고가 면책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오히려 문제를 솔직히 드러내서 중앙학회와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게 바른 방법이 아닌가 한다. 감추고 숨긴다고 해서 발전을 기약할 수 있다면 몰라도 속으로 썩고 곪아들어가는 마당에 엉거주춤하는 모양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모름지기 학문집단은 정도를 걸어야 한다.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사실에 기초해서 한발한발 나아가는 자세가 소망스럽다. 1만 2천 한의사의 존재이유가 한의학문의 진실성에 기초하므로 한의학문을 대표하는 분과학회는 한의계의 정수리로서 학문연마와 학회운영 등의 모든 면에서 책임을 다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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