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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을 인정하는 의료문화를 만들자
2005년 03월 04일 () 14:03:00 webmaster@mjmedi.com
영역의 파괴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됐다. 모든 문화가 퓨전이라는 기치 아래 스스로의 영역을 파괴하며 새로운 형태로 대중에게 스며들고 있다.
융합이라는 뜻의 ‘퓨전’이 세계적 조류가 되고 있는 이유는 단순하다. 너나할 것 없이 모두 보여줄 수밖에 없는 ‘정보의 시대’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객이 다양한 상품 중 자신을 찾도록 스스로를 창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한·양의계가 벌이고 있는 모습을 보면 한심하기까지 하다. 우리 외에는 아무도 모를 것이라고 자신해서인지 ‘이건 내 것이니 아무도 만지지 말라’는 식이거나 줄을 그어 놓고 넘어오지 못하게 하는 유치원생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을 보는 듯하다. 세계의학의 주류를 이루는 서양은 대체의학이라는 무기를 가다듬고 있다. 우리나라 안에서 우리끼리 아무리 아옹다옹해 봐야 세계의 큰 물줄기를 돌려놓을 수는 없다. 그럼 이 경쟁에서 어떻게 이겨 나갈 것이냐를 고민해야 되지 않는가?

그런데 정작 우리는 좋은 무기를 가지고 있으면서 서로간에 흠집 내기에 여념이 없다. 밖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던 간에 법과 제도가 만들어준 조그마한 울타리 안에서 둘이서만 싸우고 있는 것이다. 무자격자의 불법의료는 방지한 채 말이다.
이 둘만의 싸움은 얼마 가지 못할 것이다. 밖에서 다른 상대들이 몰려오고 있고, 싸움을 구경하던 관중들도 이미 모든 것을 다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 남은 길은 스스로를 변화하는 것뿐이다. 서로의 장점을 배우고, 낡은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의학에는 해부학이 없다. 반면 서양의학에서는 칠정이나 한열에 대한 관념이 없다. 인간은 이 두 부분 모두를 가지고 있고 하나라도 제외해서는 온전치 못하다. 우리나라는 이 둘에 대한 개념을 모두 가지고 있으니 얼마나 가능성이 많은가!

그렇다고 전혀 이질적인 문화를 강제로 묶자는 것은 아니다. 가능하지도 않다. 문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다양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듯이 우리의 의료문화도 다양성을 갖출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 놓아야 한다. 제도적으로나 의료인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의학이나 양의학이나 정통을 지키는 이가 있고, 다양한 방법을 추구하는 이가 함께 있을 때 우리 의학은 남보다 빨리, 그리고 월등히 발전할 수 있다.
그리고 선택은 국민이 하는 것이다.
한·양방 의료계는 지금 벌이고 있는 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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