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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지 의심가는 건강식품 법안
2003년 03월 18일 () 10:01:00 webmaster@mjmedi.com
법의 정의가 무엇이냐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있지만 확실한 것은 법이란 현실을 반영한다는 사실이다. 새로운 사회적 현상을 기존의 체계로 통제할 수 없을 때 새로운 법을 제정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그러면 얼마 전 김명섭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민건강증진을 위한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안'도 기존 식품위생법으로 통제되지 않는다고 보아 제기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인가. 김 의원의 제안이유대로 인구 노령화 시대에 만성퇴행성질환에 도움을 주어 국민 의료비 절감과 삶의 질에 도움을 주고, 허위·과대 광고를 차단한다면 얼마든지 법을 만들어도 아무런 상관이 없을 것이다. 다만 그것이 기존 법과 뚜렷한 차이가 없거나 법제정의 효과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굳이 새로운 법을 만들 필요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식품위생법이 김 의원이 제안한 법안 내용을 이미 대부분 담아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식품위생법은 건강보조식품, 특수영양식품, 인삼제품에 대하여 그 식품의 유용성을 인정하고, 건강보조식품 및 특수영양식품의 일부품목에 대해서는 광고 사전 심의를 하여 건전한 광고 문화가 정착되도록 규정을 만들어 놓고 있다. 일부 품목의 규정이 미비하면 품목에 따라 상세한 규정을 가하면 될 일이지 식품 따로 건강기능식품 따로 법을 만들 필요가 뭐 있겠는가. 그런 논리대로 한다면 김 의원은 약사법과 달리 한약사법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사실이 이런데도 약사 출신 김 의원이 건강기능식품 관련 법안을 만들려는 의도는 다른 데 있지 않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 소위 건강기능식품이란 이름아래 약국에서 한약을 합법적으로 취급하려는 내막이 숨어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현재 약사는 한약조제약사에 한해서 100종 처방 이내에서만 가감 없이 원방 그대로 조제해 주게 되어 있어 약국에서의 한약 취급이 활발하지 못하자 건강기능식품이라는 이름을 빌려 모든 한약재의 취급을 정당화하려는 고도의 술수라고 보면 지나친 속단일까.

한의계가 이런 의구심을 지우지 못하는 것은 한약이 의약품과 식품의 경계에서 위치해 있다는 현실적인 문제로부터 출발한다. 한방의료기관에서 쓰면 의약품이고 농민이 생산해서 유통시키면 식품인 이 현실을 시정하지 않고는 허위·과대 광고로부터 국민의 피해를 방지하고자 하는 애초의 법제정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국민의 피해를 방지하고자 한다면 의약품과 식품의 경계부터 정밀하게 구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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