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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길거리 약용식물
세계의 약용식물 여행스케치(49)
2019년 11월 22일 () 06:00:16 박종철 mjmedi@mjmedi.com
   

박종철

국립순천대학교

한의약연구소장

북유럽 스칸디나비아반도의 서쪽에 있는 노르웨이는 정식 국가명칭이 노르웨이왕국으로 수도는 오슬로이다. 인구밀도는 유럽에서 아이슬란드 다음으로 낮다. 노르웨이는 한반도의 1.4배 넓은 국토이지만 인구는 우리 보다 훨씬 적은 금년의 추정으로 약 530만 명이다. 그래서 식당이나 상점을 가보면 사람이 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토는 남북으로 약 1700 km나 길게 뻗쳐 있지만 중부 지역의 동서는 가장 좁은 곳이 몇 km 밖에 안 된다. 허리가 잘록한 베트남과 비슷한 형태다.

나라의 대부분은 동쪽의 스웨덴과 긴 국경을 맞대고 있고 북쪽 지역의 남쪽은 핀란드, 동쪽은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러시아 서부에서 핀란드, 스웨덴을 거쳐 노르웨이로 들어가보니 산다운 산이 보이지 않은 스웨덴, 핀란드와 달리 노르웨이는 스칸디나비아반도의 등뼈에 해당하는 스칸디나비아 산맥의 산악지대로 오히려 농경지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릴레함메르(Lillehammer)는 노르웨이 남부 내륙의 오플란주에 있는 주도이며 1994년 동계 올림픽 개최지이다. 노르웨이의 첫 숙소는 릴레함메르 인근의 달레 구드브란드(Dale-Gudbrand) 농장인 훈도르프(Hundorp) 펜션이다. 아름다운 경관과 멋진 집은 차에서 내리자마자 일행들의 입을 딱 벌어지게 만들었다. 하룻밤의 숙박을 며칠간 더 연장하고 싶다는 우스개의 즉석 제의가 나오기도 했다. 오랜 역사와 유적 그리고 절경이 함께 뒤섞인 숙소다.

넓게 펼쳐진 숙소 잔디 옆에는 빨간 꽃이 만발한 해당화 군락이 보인다. 해당화는 보통 해안가 모래땅에서 잘 자라는데 이제는 북유럽에서 자주 보이는 약초 주인공이 되었다. 해당화 꽃은 매괴화(玫瑰花)라 부르며 월경불순, 토혈 등에 사용하는 약초다. 민간에서는 이 뿌리를 당뇨병 치료제로 활용하는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필자는 해당화 뿌리가 당뇨와 고혈압에 효과가 있음을 동물실험을 통해 밝히고 여러 편의 논문으로 발표한 바 있다. 숙소 건물 사이에는 커다란 자작나무가 몇 그루 심어져 있다. 숙소 옆 길가에는 리아트리스(Liatris spicata)가 꽃을 피우고 옆에는 보라색 꽃이 핀 Delphinium 속 식물이 보인다. Delphinium 속은 Aconitum 속인 부자와 마찬가지로 독성 성분을 함유하는 약초다. 필자는 미국 조지아대학교 연구시절 Delphinium 속 식물에서 새로운 알칼로이드 성분을 분리하여 blacknine과 blacknidine 이름을 붙여 미국생약학회지에 발표했다.

깊은 산속의 스탈하임(Stalheim) 호텔은 130여 년 전인 1885년에 개장하여 그 당시의 단독 건물 사진이 홈페이지에 실려 있다. 호텔 정원에도 이같은 긴 역사를 말해주는 집들이 남아 있다. 호텔 정원에서 내려다 보면 깊은 계곡의 전경이 장관이다.

자작나무 한 그루가 호텔 정원에 심어져 있다. 마침 열매도 달려 있어 북유럽 풍경을 배경으로 자작나무 사진을 맘껏 찍어댔다. 원예용 루피너스가 여러 가지 색상의 꽃으로 정원을 장식하고 양귀비도 한 구석에 심어져 있다. 호텔 입구 쪽의 도로 옆에는 유럽쥐오줌풀이 서식하고 있다. 엄청난 양의 쥐오줌풀이 자라고 있어 한참동안 혼자서 시간 보냈다. 아름다운 모습의 호텔 별채 건물을 배경으로 삼아 수십 장의 사진을 확보했다. 조밥나물, 불가리스장구채도 길가에서 함께 자라고 있다.

리조트 스토레피엘(storefjell)은 골(Gol)이란 지역의 산 중턱 스키장에 위치한다. 스키장이라 겨울철은 당연하지만 여름철에도 피서를 겸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리조트 입구에는 노란 꽃이 핀 미나리아재비가 대량 서식하며 손짓 한다. 옆에는 불가리스장구채도 군데군데 서 있다.

베르겐은 한국의 부산처럼 노르웨이 제2의 도시이자 이 나라 최대의 어항이다. 항구 옆 시장에는 각국에서 온 많은 관광객들로 붐빈다. 한 상점에 파에야 파는 모습이 보인다. 파에야는 프라이팬에 고기, 해산물, 채소를 넣고 쌀과 향신료인 사프란을 넣어 만든 스페인 요리다. 파에야 특유의 노란색 밥알은 사프란 색에서 우러나온 것이다. 사프란은 통경, 갱년기장애 개선에 도움되는 식품이자 약초이기도 하다. 베르겐에서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건너가기 위해 수도 오슬로로 떠난다. 오슬로의 국립극장 앞에는 ‘인형의집’으로 유명한 노르웨이 극작가인 입센 동상과 역시 노르웨이의 극작가이자 소설가 겸 시인인 비에른손의 동상이 친구처럼 함께 서 있다. 근처 약국에서 고려인삼 제품을 만나 반가운 마음으로 여러 장의 사진으로 기록하고서 노르웨이를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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