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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서산책/ 853> - 『見聞實驗方』
이름이 바뀐다고 뜻까지 버릴 수야
2019년 01월 19일 () 06:00:25 안상우 mjmedi@mjmedi.com

필사본 의서로 겉표지에는 『見聞實驗方』이라는 서제가 붙어 있고 이제면에는 그저 ‘實驗方’이라고만 되어 있다. 아쉽게도 본문 첫 장의 권수제면에는 서명을 적지 않았기에 여기서는 표지서명을 준용하여 이름 붙였다. 특히 표지 우측 하단에는 ‘松湖堂 家傳’이라고 적은 희미한 필적이 남아 있어 이 책이 ‘松湖堂’이라는 당호를 사용했던 어느 집안에서 작성하여 오랫동안 전해 내려온 것임을 추정할 수 있다.

   
◇『문견실험방』

또 본문에 앞서 ‘실험방’이라고 題書한 이제면에는 ‘壬午八月 日 抄出 / 佳山雄珎 黙會’라고 기재되어 있다. 초사 시기가 임오년 8월로 밝혀져 있고 작성자 이름이 ‘佳山雄珎’이라는 일본식 성명으로 바뀐 것으로 보이는데, 일제강점기 창씨개명은 1939년부터 전격적으로 시행되었으니 그 이후 임오년은 1942년으로 확정할 수 있다. 이와 아울러 내용 가운데서도 실험이니 완치라는 용어와 함께 신경쇠약, 식욕부진, 소화불량과 같은 근대식 질병용어 표기가 흔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이 시기에 작성된 것으로 보는데 크게 무리가 없으리라.

작성자 이름 아래에 적힌 ‘黙會’란 용어는 흔히 쓰이진 않으나 잠잠히 생각하는 중에 깨달음이 있다는 한자말로 묵언 중에 깊이 이해한다는 의미의 黙識과 통하는 뜻이다. 이로 보아 이 책의 작성자가 일반적인 전업 의원과는 다르게 지난 세월 자신이 겪은 임상경험을 재삼 곱씹어 효과가 좋았던 유효처방을 발췌하고 치험례를 집적하려는 의도에서 작성한 경험의안의 성격을 지닌 의서로 판단할 수 있다.

목차와 서문은 붙어 있지 않으며, 다만 저자 자신이 경험한 처방과 내역을 간단한 분류를 통해 나누어 놓은 듯, 간결하게 배열되어 있고 상하 2~3단으로 나누어 처방을 화제식으로 정열해 놓았다. 부류는 男女通用部, 남자부, 부인부, 소아부 등 4가지 부류로 남녀와 부인, 소아만 구분하여 간단명료하게 구분해 놓은 것이 체제상의 특징이다.

남녀통용부에는 신경쇠약, 불면증에 쓰이는 神麥湯을 비롯하여, 玄茱散, 大大丸, 複陽湯, 桂官飮, 萬化丹, 栢子湯, 石人飮 등 일반적인 고전 의방서에서 쉽사리 눈에 띄지 않는 방제들로 메워져 있으며, 특별히 각 처방 아래 ‘1~2첩, 3~5첩, 3乃至 6첩, 4첩~10첩, 30첩’ 등 가용투약 첩수를 일일이 밝혀 놓은 것 또한 매우 이례적인 모습이다.

환약의 경우에 ‘소인 〇개, 대인 〇개’, 혹은 ‘소인 10~15환’ 등으로 복용량을 표기하였다. 大壯丹의 경우, “매 50환을 공복에 따뜻한 물로 삼키되, 하루에 2차례씩 먹고 점차로 힘을 얻거든 복용량을 75환까지 늘려나간다.”라고 하여 증세에 따라 장기간 복용이 필요하면 소량으로부터 점진적으로 증량해 나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산제의 경우에는 ‘매 5푼쭝씩 식후에 呑下’등으로 적정한 분량을 표기하였다.

게다가 어떤 경우에는 ‘5첩 效’ 혹은 ‘10~20첩 完治’. ‘2첩효, 4첩 완치’라고 적혀 있어 매우 효과 좋은 우수 처방임을 기재하였다. 특별히 加瀉白散의 경우, ‘治大風瘡, 實驗完治’라고 하여 이 책 서명에 ‘실험방’이라고 붙인 의미가 저자의 직접 활용한 임상경험에서 비롯된 것임을 확연하게 알 수 있다. 특히 이 책에서는 남녀불문하고 胃瘧이라는 특이병명이 나타나는데, 당시 유행했던 질환을 스스로 정의하여 지어 붙인 병명으로 여겨지는데, 향후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남자부의 天鹿飮은 신혼섬어로 인사불성인 경우에 사용했는데, 2~4첩을 쓰고 난 다음, 神鹿飮을 6첩 連用한다 하였다. 또 남자요통에 쓴 백출탕의 경우, 5~10첩을 45세 남자에게 투약했다고 밝혔고 通胃湯의 경우에는 30세 남자의 부종에 6첩으로 효험을 보았다고 밝혀 이 처방들이 모두 작성자가 실제 임상에서 직접 응용하여 크게 효험을 얻었던 경우의 유효처방들만을 별도로 뽑아내 정리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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