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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프스 트래킹에서 만난 약용식물
세계의 약용식물 여행스케치(23)
2018년 10월 05일 () 06:45:31 박종철 mjmedi@mjmedi.com
   

국립순천대학교

한의약연구소장

박종철 교수

대망의 스위스 알프스 산맥의 최고봉인 융프라우(4,158m)로 올라간다. 인터라켄에서 탄 산악열차는 종점인 클라이네 샤이텍 역(2,061m)까지만 올라간다. 제일 높은 융프라우 요흐 역(3,454m)까지 가자면 클라이네 샤이텍 역에서 돌산 터널 속으로만 9.3km를 오르는 새 산악열차로 갈아타야 한다. 이 터널은 16년간 융프라우 산 옆에 있는 아이거 산과 묀히 산의 거대한 돌산을 뚫어 만든 것이다.

융프라우 트래킹을 즐기기 위해서 그룬드 역(943m)에서 높고 긴 케이블카를 타고 맨리헨 역( 2,230m)까지 올라간다. 이곳을 출발하여 걸어서 클라이네 샤이텍 역 까지 가다 보면 주위에 끝없이 펼쳐진 이름도 불러 줄 수 없는 숱한 야생화가 장관을 이룬 멋진 풍경에 설렘과 두근거림을 멈출 수가 없다. 계절은 여름인데 만년설로 가득찬 융프라우를 배경으로 싱싱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야생화는 정말 절경이다. 80세에 가까운 스위스 할아버지를 만난다. 고령에도 그는 지치지도 않고 즐기면서 트래킹한다.

트래킹 중간의 곳곳에는 가시엉겅퀴라는 별명이 있는 엉겅퀴속(屬) 식물 Cirsium spinosissimum이 자라고 있다. 이 엉겅퀴는 돌이 있는 지역에서 잘 자라고 주로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스위스에서 발견되는 유럽 식물이다. 눈덮힌 알프스 산맥을 마주하며 꽃을 피우고 세찬 바람 속에서 자그만 키로 잘도 버티고 있었다. 길 옆에는 금불초 무리가 자라고 있다. 금불초는 한국의 <식품공전>에서 꽃을 식품에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원료로 기재하고 있다. 우리나라 의약품공전에서는 금불초의 꽃을 선복화라고 부르며 한약으로 사용한다. 숨이 차면서 기침을 하고 담(痰)이 많이 나오는 병증, 명치 밑이 그득하고 단단한 증상을 낫게 하고 기(氣)를 내려주며 구토를 가라앉히는 효능이 있다. 꽃 모양이 꼴뚜기를 닮은 불가리스장구채 그리고 붉은토끼풀도 곳곳에 보인다. 특히 제주지역에서 자생하는 붉은토끼풀에서 함유된 물질이 흰머리 탈색을 방지하는 멜라닌 생성 효과가 우수하여, 화장품 원료로 활용 가능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또 다른 트래킹을 즐기기 위해 뮤렌 역(1,684m)에서 시작하여 그러취알프 역(1,486m)으로 내려간다. 뮤렌 역 앞에는 인도 출신의 산악가이자 스키어인 아널드 룬의 기념비가 서 있다. 그는 이곳 뮤렌에서 1922년 처음으로 활강 경기를 시작했고, 1931년 활강 및 회전 경기의 첫 세계선수권대회를 조직했다. 뮤렌 역에서 그러취알프 역까지 가는 트래킹 길가에는 야생화가 군락을 이루고 철길이 친구처럼 계속 함께 가고 있다.

숲속의 울창한 독일가문비나무 아래에는 고사리류가 수북히 자라고 있으며 길가에는 분홍바늘꽃이 곳곳에 꽃을 피우고 있고 길 건너편의 산 중턱에는 아기자기한 집들이 한폭의 풍경화를 그려내는 듯 하다. 지나가는 산악 자전거 동호인들이 손 흔들며 반가움을 표시하는 이곳은 절로 힐링되는 그림 같은 곳이다. 독일가문비나무는 오스트리아에서 피부, 호흡기계, 위장계 장애에 차나 연고제로 사용하는 약용식물이기도 한다.

중간에 목재 가공공장이 나타나고 길옆에는 통나무를 베어 만든 땔감용 재료를 반듯하게 쌓아 놓았다. 이곳을 지나니 나무로 지은 집에 여러 개 달아 놓은 대형 카우벨이 보인다. 카우벨은 소 목에 다는 방울로 알프스 목장의 상징이다. 방울에 연결된 가죽의 다양한 로고와 떼묻은 무늬들은 오랜 세월의 흔적으로 남아 있다. 지나는 길손들이 잘 볼 수 있게 외벽 천정에 매달아 놓아 사진 촬영의 좋은 소재가 되어 주었다.

일정과 동행이 있어서 길가의 수많은 야생화를 일일이 확인 할 수 없었지만 사진으로 남기고 귀국 후에 자료를 조사하여 뮤렌 지역 17종의 야생화를 정리했다. 먼저 에델바이스가 있다. 그러나 이 곳에서는 에델바이스를 보지 못하고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터키식당에서 에델바이스 맥주를 한잔 하면서 대신 그 맥주병의 에델바이스 상표를 찍어왔다. 그 외 독성 약초인 자화고오두(紫花高烏頭) Aconitum lycoctonum를 비롯하여 바람꽃속 식물 Anemone blanda, Anemone narcissiflora, 개미취속 식물 Aster alpinus, 매발톱꽃속 식물 Aquilegia alpina, 복주머니란속 식물 Cypripedium calceolus, 팥꽃나무속 식물 Daphne alpina, Daphne striata, 제비고깔속 식물 Delphinium elatum, 패랭이꽃속 식물 Dianthus carthusianorum, 용머리속 식물 Dracocephalum ruyschiana, 끈끈이주걱속 식물 Drosera rotundifolia, 용담속 식물 Gentiana acaulis, 난초속 식물 Orchis ustulata, 앵초속 식물 Primula auricula, 할미꽃속 식물 Pulsatilla alpina이 있다. 눈덮힌 알프스를 바라보며 유럽의 야생화 약초를 만나는 귀한 트래킹 여행을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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