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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약용식물
세계의 약용식물 여행스케치(21)
2018년 08월 31일 () 07:20:22 박종철 mjmedi@mjmedi.com
   

박종철

국립순천대학교

한의약연구소장

스페인의 천재 건축가인 안토니 가우디(Antoni Gaudi)는 온전히 홀로 수 개의 건축물을 세계문화유산에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가우디의 손끝을 통해 완성한 건축물은 바르셀로나에 9개, 그 외 지역에 3개다. 스페인의 바르셀로나에 있는 구엘 공원은 그 중 하나로 무엇을 상상하든 그 너머에 존재한다. 세월이 갈수록 더욱 전설이 될 건축가인 가우디가 설계한 이 공원은 당연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구엘 공원은 가우디의 경제적 후원자인 구엘 백작의 이름에서 따왔다. 대규모 주택단지를 짓기 위해 시작한 이곳은 자금난으로 인해 완공되지 못했고 구엘 사후 바르셀로나 시가 이 땅을 사들여 공원으로 바꾸며 시민들과 관광객의 쉼터가 된다. 공원 입구에 들어서면 형형색색의 타일 모자이크 도마뱀이 입으로 물을 뿜고 있다. 누구든지 사진을 찍기 위해 몰려들다 보니 줄을 서서 기다린다. 위로 올라가면 광장이 나오고 그 광장의 가장자리는 벤치가 있다. 물론 벤치에도 모자이크가 새겨져 있다. 많은 관광객들이 벤치에 앉거나 누워 휴식을 즐기거나 사색에 젖어 있는 관광객을 쉽게 볼 수 있다. 공원에 있는 다양한 모양의 기둥, 다양한 타일의 문양 모두가 믿기지 않도록 멋진 작품들의 앙상블이다.

공원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바르셀로나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고 바로 아래쪽 숲속은 올리브나무가 무성한데 까맣게 잘 익은 열매가 가지가 휘도록 주렁주렁 달려 있다. 배경에 바르셀로나 시내가 나타나도록 카메라아이를 맞추고 올리브나무 숲과 거리풍경을 여러 번 촬영해 둔다. 조금 더 내려가니 선인장이 보였다. 사람 키 높이만한 선인장들이 울타리 안에서 무리지어 자라고 있고 열매도 달려있다. 유럽에서 자주 만나는 협죽도나무도 근처에 있다.

바르셀로나 시내의 이층버스 투어 중에 계속해서 같은 나무가 나오기에 자세히 보니 당광나무다. 바르셀로나 시는 이 나무를 시내 가로수로 많이 심어 놓았다. 그러다 보니 구엘 공원 입구로 올라가는 길목에도 이 나무가 몇 그루 보인 것 같다. 버스에서 내려 거리를 걸으면서도 당광나무를 올려다보며 예쁜 건물과 간판을 배경으로 들이고 그 날의 분위기와 장소의 특징을 살리고자 반복하여 찍었다. 12월인데도 온난한 날씨로 나무에는 아직 검은 열매가 풍성하게 남아있다. 약초인 당광나무의 열매는 여정실(女貞實)이라고 부르는 한약이며 허리와 무릎을 강하게 하고 어지럼증을 없애는 효능을 꼽는다. 시내 거리에서 발견한 선인장은 큰 나무가 되어 자라고 있으므로 열대 식물원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시내의 피카소 박물관을 찾아갔더니 마침 휴관이라 거리를 산책하다 절임식품점을 지나가게 되었다. 염장한 생선 대구로 만든 바칼라오(bacalao), 피클 제품, 치즈와 함께 올리브를 주로 파는 상점이다. 유럽에서 제대로 된 올리브 전문 상점을 처음 만난 셈이다. 큼직하고 투명한 플라스틱 통 속에 올리브 열매가 우리나라의 김칫독처럼 넉넉히 채워져 있다. 필자가 가게 내부의 이 곳 저 곳을 돌아보다 바쁜 주인에게 문의하지 못하고 그냥 카메라를 댔지만 제지하진 않았다. 관광객이 많은 거리고 까다롭지 않은 사람들 성격도 좋았던 것 같다. 다량을 촬영한 이 사진들은 세미나 발표장이나 연구서적에 들어가는 사진으로 잘 활용하고 있다.

아침 일찍 숙소 근처를 산책하다가 시외버스 터미널 인근에 있는 과일상점으로 들어가 봤다. 여러 종류의 과일 속에 여지가 눈에 먼저 띤다. 여지는 <동의보감> 탕액편에서 ‘성질이 평하거나 약간 따뜻하고 맛은 달며, 독이 없는 약으로 분류한다. 정신을 깨끗하게 하고 지혜를 돕는다. 가슴이 답답하고 열이 나며 목이 마르는 증상인 번갈을 멎게 하고 얼굴빛을 좋게 한다. 많이 먹으면 열이 난다.’ 라고 설명하고 있다.

열대과일이자 약용식물이기도 한 체리모야, 파파야, 아보카도 그리고 아티초크도 상점 안에 진열되어 있다. 체리모야는 남미의 페루와 에콰도르가 원산지인 열대과일이다. 풍부한 엽산과 칼륨 덕분으로 각각 빈혈과 고혈압 예방에 좋다고 알려진 과일이다. 파파야 열매는 단맛과 독특한 향기가 있는 과일이다. 위통, 이질, 대소변 불통을 치료하는 작용이 알려져 있다. 아보카도는 유질(油質)의 과일로 알려질 정도로 지질이 많다. 지질함량은 25% 정도이나 건강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다. 아티초크가 몇 군데 진열되어 있다. 이 식물은 시나린(cynarin) 성분을 함유하고 있고 엽산, 마그네슘이 풍부한 채소이다. 간을 보호해 주고 지방간 치료에 효과가 있다. 필자는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아보카도 다음으로 각광을 받을 서양 과일로 보고 있다. 옆에 ‘Caqui’로 써 놓은 과일을 자세히 보니 홍시다. 이 단어는 스페인어로 감나무란 뜻이다. 한국, 중국, 일본 지역에서 주로 재배되는 감이 이곳에서도 팔리는 모습이 특이하고 홍시를 만들어 손님을 찾는다니 신기하다.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과일이기도 하다. 석류, 긴 모양의 배, 키위, 토마토, 멜론, 바나나, 오이, 당근도 바르셀로나의 과일상점에 잘 진열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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