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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 내의원(昌德宮 內醫院)
한의학 명소기행 02
2018년 08월 24일 () 16:49:45 안상우 mjmedi@mjmedi.com
   
 

소재지: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 99

여름방학을 맞아 『의방유취』를 강독하던 학생들과 주말 여유시간을 틈타 의학유적 답사길에 올랐다. 이번엔 특별히 한국한의산업협동조합의 대표로서 산청 동의보감촌에서 동의본가를 운영하고 있는 창덕궁한의원 최주리 원장의 도움을 받았다. 최원장은 진즉부터 왕실식치 복원에 뜻을 가지고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었으며, 그간 황실문화원과 공동 협력하여 궁중문화축전에도 한의계가 동참하는데 일익을 담당해 왔다. 특히 창덕궁한의원에서는 생과방이라는 건강음료카페를 열어 뜻있는 동호인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경옥고차나 제호탕, 오미자차 등 각종 한방건강음료를 개발해 시음해 볼 수 있었기에 동참한 여러 사람들로부터 환호를 받았다.

창덕궁은 세종로에 위치한 광화문과 경복궁에 비해 일반인들의 발걸음이 잦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조선시대에는 오히려 경복궁보다 훨씬 오랫동안 국왕이 거처했으며, 창경궁, 비원이라 불리는 금원禁苑(혹은 후원後苑)과 함께 궁궐 건축물 가운데 가장 빼어난 경관과 역사적 가치를 지닌 주요 사적이다. 조선시대 궁궐의 모습을 조감하듯 한눈에 볼 수 있는 동궐도東闕圖를 보면 내의원의 위치를 확인해 볼 수 있는데, 현재의 위치와 반대편인 인정전의 서편에, 홍문관(옥당)과 담장을 사이에 두고 있다. 여기 말고도 약방이 자리하고 있었던 터가 몇 군데 더 있다고 하는데, 아마도 궁궐이 불타거나 중건, 훼손을 거듭하면서 약방의 위치도 여러 차례 바뀌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현재 내의원터로 알려져 있는 곳은 원래 성정각誠正閣의 일부였는데, 1920년대 일제에 의해 원래의 약방 건물이 훼철된 후 순종의 침전과 가까운 곳에 설치된 것이라 전한다. 내의원內醫院(주로 약방藥房, 내약방이라 줄여 부름) 의관들은 국왕의 건강을 돌보고 왕실진료를 담당하는 막중한 역할을 맡고 있었기에 지근至近의 거리에서 보살피는 임무의 특성상, 다른 궐내각사闕內各司에 비해 정전正殿과 침전寢殿에서 가장 가까이 두어야 했다.

   
 

먼저 들른 인정전仁政殿은 창덕궁의 정전正殿으로 돌을 평평하게 다듬어 바닥을 깐 마당에는 정1품으로부터 종9품까지 품계석이 두 줄로 늘어서 있다. 조회가 있을 적에 문무반이 서로 맞보고 늘어서 있었다고 하는데, 마음속으로 말직인 9품관으로부터 정1품까지 단계를 밟아 올라갔을 허준 선생의 족적을 되새기는 감회가 새롭다. 월대에 올라 전각을 들여다보니 다층을 이룬 외관과 달리 통층으로 이루어져 있어 그늘이 깊고 안에서 시원한 바람이 새나온다. 용상을 바라보다가 마침 우리가 찾은 날이 세종대왕이 즉위하신 날이라고 일러주는 최원장 말에 따라 참가자들과 함께 간단히 성군을 기리는 목례로 대신하였다.

현재 내의원터는 정문인 돈화문敦化門으로 입장하여 금천교를 지나 인정전, 선정전, 희정당을 거쳐 후원인 비원으로 돌아가는 길목에 자리하고 있어 눈에 잘 띄고 접근하기도 수월하여, 궐내 행사를 하기에 적합하다. 내의원 자리 앞은 많은 전각이 소실된 탓에 시야가 트여 있지만 문안의 앞마당은 전각이 비탈진 곳에 위치한 까닭에 매우 좁은 편이며, 높은 계단 위에 올라야 당에 오를 수 있다. 건물에는 영조 어필로 하사한 ‘보호성궁保護聖躬, 조화어약調和御藥’이라고 새긴 편액이 걸려 있어 이곳이 바로 내의원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마당 한 켠에는 화강암을 정갈하게 다듬어 깍은 커다란 약절구와 탕제를 달이던 돌화로가 놓여있지만 아무런 설명문 없이 덩그렇게 놓여있어서 제 위치를 잡아 표지판을 세웠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 5월 서울 5대 궁궐에서 동시에 열린 왕실문화축전 때에도 내의원 개막식과 함께 궁중음료 시음회, 의료봉사 등 다채로운 한방체험 행사가 열려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특히 연구원에서 왕실식치 연구의 일환으로 진행한 제호탕 시음회와 선호도 조사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이나 어린 학생들도 동참하여 장사진을 이루었으며, 의료봉사에 나섰던 한의과대학 학생들과 행사지원 인력들이 모두 매우 보람 있게 여겼던 기억이 생생하다.

또 하나 잊을 수 없는 것은 지난 2009년 『동의보감』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을 때, 창덕궁 내 영화당에서 기념식을 개최했던 일이다. 당시 한의계 뿐만 아니라 관계부처와 문화계, 지자체 요인들이 참석하고 기념공연으로 편찬을 마친 『동의보감』을 국왕에게 올리는 진서의進書儀 의식을 재현하여 거행했던 감격적인 광경을 떠올리면 지금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조선왕실의 정궁이자 역사의 무대가 되었던 창덕궁, 그 안의 내의원과 영화당이 한의학의 재도약을 상징하는 기념비적인 장소로 인식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20180815

안상우 /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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