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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인증수유상담가 윤리규범과 大醫精誠
2018년 08월 17일 () 06:44:36 김나희 mjmedi@mjmedi.com

국제인증수유상담가(International Board Certified Lactation Consultant, 이하 IBCLC)는 모유수유, 산전산후관리, 신생아 케어에 특화된 전문가 직능이다. 전세계에서 활동할 수 있으며, 의료인들이 2차적으로 습득하는 자격증이기 때문에 한의사의 입장에서 IBCLC 자격증 획득이 훌륭한 지속교육, 평생교육의 기회가 된다. 환자들을 대하는 상담 기술의 기본이나 의료 윤리, 통계, 연구방법론 등에 대해서 전세계 의료인들 사이에서 공유되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습득할 수 있다. 의료인으로서 알아야 할 내용일 뿐 아니라, 심각한 실수를 예방할 수 있고, 로컬 임상에서도 한의원에 내원하는 환자들을 잘 상담할 수 있도록 해주는 실속 있는 내용들이 많다. 안타깝게도 내가 한의대에 다닐 때 상담의 기본이나 의료규범에 대해 잘 배우지 못한 것 같다. 그나마 예과 때 배운 孫思邈의 대의정성이 아직도 기억난다. 돌이켜 따져보니 대의정성에는 현대의 의료윤리규범과 흡사한 내용이 나온다. 대의정성과 비교하며, IBCLC 윤리규범을 참고하고, 현대한의학적인 내용을 보강하여 한의사 의료윤리내규를 만들면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의료법보다 더 엄격한 내부 규율을 갖고 있는 전문가집단이라야 내부 자정이 가능하여 대중의 신뢰를 얻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의사 개인의 신념과 충돌하는 치료를 맞닥뜨린 상황에서는 다른 한의사에게 위탁한다

   
IBCLC 윤리규범 : 의료법보다 더 엄격하고 자세한 내부 규범을 모든 IBCLC에게 교육하고 있다. IBCLC 윤리규범을 통해 모유대체품 마케팅에 대한 국제규약(International Code of Marketing of Breast-feed Substitutes) 및 이와 연계되는 세계보건총회 결의 내용을 이행하고 있다.

대의정성에서 “치료가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의 지위의 고하, 빈부, 나이, 외모, 친분, 국적, 똑똑하고 어리석고를 불문하고 가족처럼 여겨, 나에게 도움이 될지 해가 될지 앞뒤를 가리지 말고 치료하여야 한다”라는 내용이 있다.
“IBCLC는 내담자의 인종, 신념, 종교, 성별, 성 지향성, 연령, 국적에 따라 차별하지 않고 상담에 응해야 한다”는 윤리규범과 일맥상통한다. 환자의 관습이나 상황이 낯설거나 불편하더라도 충분한 돌봄을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동성애에 대한 IBCLC의 생각이 어떻든 생물학적 부모가 아니면서도 모유수유를 유도하고 싶어 하는 동성애자 커플에게도 충분하고 숙련된 도움을 주어야 한다. 만일 IBCLC 본인의 가치와 충돌되어 충분한 돌봄을 제공하기 어렵다면, 갈등을 느끼지 않는 다른 IBCLC에게 위탁해야 한다. 한의사들도 자신의 가치철학 때문에 직접 치료가 난감한 상황에서는 반드시 다른 한의사에게 위탁하도록 하는 윤리 내규를 공유하면 좋을 것이다. 머릿속으로는 환자를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특정 이유로 어떤 이유로 거부감이 많이 든다면, 그 환자를 제대로 진료할 수 있는 다른 의료진에게 보내야 한다.
또한 환자의 이익과 IBCLC 자신의 이익이 부합하지 않더라도, 또는 IBCLC 자신이 그 상황이었더라면 했을 선택과 환자가 다른 선택을 했더라도 IBCLC는 환자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예를 들어 환자가 모유가 충분히 생산되고 완전모유수유를 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이유(weaning)를 원하며, 모유수유가 엄마와 아기에게 주는 장점을 잘 설명한 뒤에도 환자가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면, (IBCLC는 마음 속으로는 안타깝겠지만) 안전하고 편안한 이유 방법과 분유 수유에 대해 교육해야 한다. 한의사도 최선의 치료를 환자가 거부한다 해도, 환자를 위해 차선의 방법을 늘 고려해야 할 것이다.


나는 IBCLC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하다가 IBCLC 상담의 핵심은 늘 공감에 놓여 있다고 강조하는 내용을 만나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환자가 의학적으로 틀린 엉뚱한 내용을 말하거나, 질환으로 슬퍼하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묻거나, 의료인의 권고를 따르지 않을 때, IBCLC는 먼저 환자의 감정에 대해 공감해야 한다. 환자가 꽉 막힌 소리를 해서 IBCLC가 속으로는 답답함을 느끼더라도, 의학적으로 설명해줄 내용이 많이 있을 때라도, 가장 첫 마디는 환자가 어떻게 느끼는지에 대한 개방형 질문이 되어야 한다. 한의사에게도 공감을 중시하는 상담 스킬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다른 한의사의 과실을 협회에 신고할 수 있는 내부규범이 필요하다

임상에서 마주치는 난처한 상황으로는 다른 의료인의 과실(negligence)이 있다. 다른 의료인의 과실을 발견하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대의정성에 ‘의사는 실없는 말이나 농담을 많이 하거나, 시끄럽게 시비를 논하거나, 다른 사람의 뒷얘기를 해선 안 되고, 다른 의사를 깎아 내리며 자기를 내세우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 IBCLC 윤리 규범에는 다른 IBCLC들과 대화할 때는 예의를 지켜야 하며 IBCLC들끼리 공개적으로 논쟁하여 전문직군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위태롭게 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품위를 떨어뜨리는 공개적 논쟁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뜻이다. 한편으로는 어떤 IBCLC가 표준적인 업무를 수행할 수 없어 환자를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상태라면, 이를 발견한 IBCLC가 적절한 기관에 보고하는 것 또한 의무이다. 이를 참고하여 동료 한의사의 과실을 발견했을 때 협회에 신고할 수 있는 경로를 정례화하길 바란다. 공개적으로 싸우지는 말되, 한의사 내규를 통해 한의사협회에 반드시 신고하고, 한의사협회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길 바란다.

 

김나희 / 대한모유수유한의학회 교육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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