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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이 심한 감기에 시호계지탕
감기의 한방치료(8)
2018년 04월 13일 () 06:31:39 이준우, 이상헌 mjmedi@mjmedi.com
   
 

두통으로 내원하다
2017년 10월에 40대 중반의 여환이 두통을 호소하면서 내원하였다. 2주전에 감기가 걸려서 咽喉痛 惡寒發熱 등 증상으로 양약을 복용하는 중에 2일전부터 두통이 시작되었다고 하였다. 두통의 양상은 깨질 듯이 아프다고 호소하였으며 감기의 증상이 남아 있어 咽喉痛, 惡寒發熱(고막체온계로 원내에서 측정시 37.2도), 가끔씩 汗出(自汗+盜汗) 등의 증상을 함께 호소하였다. 은 弦하고 舌紅苔薄하여 少陽病證으로 변증을 하고 침치료와 함께 시호계지탕을 3일분을 처방하였다. 10일후에 내원해서는 약 복용후 두통과 咽喉痛 惡寒發熱 등 증세가 호전되었으나 그 후 다시 두통이 시작된다고 하여 침치료와 함께 시호계지탕을 5일분 처방하였다. 이틀 후에 침치료 받으러 다시 내원하였는데 두통이 많이 호전되었다고 하였다.

시호계지탕
필자의 경우, 소시호탕이나 시호계지탕을 감기 초기보다는 3~4일 지나고 나서도 37~38도 정도의 發熱이 남아 있을 때 처방하게 된다.(감기의 한방치료 7편 참조) 이 환자의 경우 두통이 심해서 우선적으로 청상견통탕을 떠 올릴 수도 있고 인후통이 있어 연교패독산을 처방할 수도 있지만, 發熱이 남아 있어서 시호계지탕을 처방하였다. 왜냐하면 發熱이 있는 경우 소시호탕이나 시호계지탕을 처방하면 發熱이 떨어지면서 동반된 다른 증상들도 함께 소실되는 경우를 종종 경험하였기 때문이다. 소시호탕과 시호계지탕의 구별은 惡寒發熱이 있으면서 때때로 汗出이 있는 경우에는 시호계지탕을 선택하여 처방하고 있다.

마황지제와 시호지제
지난 감기의 한방치료 (4)편에서 45일된 감기환자에게는 왜 마황이 들어간 소청룡탕+부자정제를 처방하고, 감기가 2주 정도된 이 환자의 경우 시호계지탕을 처방하였을까?
필자가 판단하는 기준은 發熱과 동반한 “뚜렷한 惡寒증상의 유무”이다. “뚜렷한 惡寒증상”이 있다는 것은 우리 몸이 set point에 다다르기 위해서 부단히 發熱을 일으킨다는 것이고 이 때는 마황지제가 더 적절하다고 생각된다. 45일된 감기환자는 감기가 이환된 지 비록 오래되긴 했지만 여전히 뚜렷하게 惡寒증상을 호소하였다. 하지만 감기 초기가 지나 “뚜렷한 惡寒증상”이 사라지고 나서도 發熱이 남아 있다고 할 경우, 惡寒을 호소하더라도 뚜렷하게 호소하지 않는 경우에는 시호지제가 더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마황과 시호
한의과 대학 학생 때 눈덮인 겨울 설악산에서 등산을 하다가 라면을 끓여먹던 기억이 난다. 비교적 높은 산에서 라면을 끓여 먹으려면 코펠 뚜껑위에 돌맹이 같은 것을 올려 놓아야 한다. 그래야 압력이 높아지고 뜨거운 열기가 새어 나가지 않아 물이 빨리 끓게 된다.
發熱이 있을 때, 우리 인체에서 set point에 다다를 때까지 일어나는 현상이 이와 같다. 즉 심장박동수가 증가하면서 열생산이 증가하고, 말초혈관이 수축하고 발한을 억제하면서 열손실을 억제하는 상황이다. 화력을 높이고 뚜껑위에 돌맹이를 올려서 물을 빨리 끓게 만드는 역할이 마황의 역할이라면, 불을 줄이고 돌맹이를 뚜껑에서 내려 물이 빨리 식게 만드는 역할이 시호의 역할이라고 비유할 수 있다. 양방의 해열제도 시호와 같은 맥락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 같다.
정리하면 마황은 교감신경을 흥분시켜서 심장박동을 빠르게 하고 말초혈관을 수축시켜서 우리 몸이 set point에 빨리 다다르게 돕는 반면, 시호는 오히려 교감신경을 억제하고 해열시키는 효과가 있어서 cool down & calm down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즉 약물이 작용하는 벡터의 방향으로만 보면 반대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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