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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방 협력해 독성 발현 가이드라인 공유했으면”
이사람-「한국의 독초」 출간한 서울 아산병원 응급의료센터 손창환 교수
2013년 07월 18일 () 09:42:56 홍창희 기자 chhong@mjmedi.com
「한국의 독초(식물독성학)」라는 책을 양방의 의사가 출간했다. 민간에서 많이 쓰는 약초나 한약재들도 포함돼 있고, 저자 서문에 한의사의 자문을 받았다고 돼 있어 흥미롭다. 아산병원 응급의료센터 손창환 교수(응급의학과 전문의)가 그 주인공이다.


전후 살피지 않고 한약으로 인한 간독성 통칭하는 건 잘못
진료 중 간독성 의심 땐 처치 가능한 의료기관 전원 추천

   
◇「한국의 독초」 증보판(공저)을 낸 손창환 교수.
▶「한국의 독초」라는 책이 출간됐다. 책 소개를 간략히 해달라.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임경수 주임교수, 유승목 교수 그리고 식물분류 전문가인 김원학 선생님과 함께 출간했다. 첫 출간한 때는 2010년이다. 올해 사진 및 논문 증례를 보강해 출간했다. 그간 독초와 관련된 책자가 발간됐지만 대부분 식물에 대한 간단한 내용만 있을 뿐이었다.
독초를 먹고 중독된 환자들을 진료할 때 필요한 중독증상이나 치료에 대한 자료들이 국내에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에서 시작하게 됐다. 책에는 임경수 교수가 모두 직접 촬영한 식물 사진과 총 150편에 달하는 논문 및 서울아산병원 응급의료센터에 내원하거나 보고된 증례들도 포함돼 있다. 사진은 한약재로 유통되는 형태는 아니며 산이나 들에서 직접 접할 수 있는 식물의 형태로 감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촬영한 것들이다.

▶독초 책을 준비하면서 한의사에게 자문 받은 계기와 내용이 궁금하다.
지난해 상반기에 동국대학교 방제학교실 박선동 교수께서 식약청 용역 연구과제인 ‘민간요법 안전성 정보제공을 위한 조사연구’를 할 때 저희에게 자문을 요청하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저희도 박 교수의 연구에 협조했고, 여러 가지 자문을 받기도 했다. 저희 병원에는 민간에서 약초를 임의로 복용한 후에 중독 증세가 나타나서 내원하는 예들이 매우 많다. 이러한 약초들이 전문가의 진단을 거쳐 적절한 용량을 처방 받으면 좋은 약이 되고 임의로 오남용 하면 독이 된다는 것을 박 교수 연구팀을 통해 알게 됐다.
또한 약초들이 한의사 진단 후 처방 받게 되면 무엇을 치료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 그 이후로는 환자들에게도 민간에서 약초를 오남용하지 말고, 전문가인 한의사들에게 진단 치료 받는 것을 권장한다. 박 교수팀과는 앞으로도 공동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서울아산병원 응급의료센터에서는 독극물정보센터도 운영 중이던데. 소개를 부탁한다.
독극물정보센터는 맨 처음엔 임경수 교수께서 시작했고, 저와 몇몇 젊은 교수진들이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독극물정보센터는 응급의료진들이 급성 중독환자를 치료할 때 필요한 중독 정보, 응급해독제, 독극물 분석서비스를 제공할 목적으로 보건복지부 연구 용역과제로 설립된 기관이다.
지금은 서울아산병원에서만 운영하지만, 저희는 정부 차원에서 독극물정보센터를 운영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독극물을 섭취하고 간단한 처치 방법을 몰라 응급실을 찾는 환자만 줄여도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응급진료를 위해 내원하는 독초 중독의 사례들엔 어떤 것들이 있나.
   
◇책 표지.

종종 언론에도 등장하는 것이 바로 ‘초오’이다. ‘초오’ 와 ‘부자’ 와 같은 아코니틴 함유 식물을 민간에서 약으로 오남용하다가 ‘혈압저하, 마비, 심정지, 쇼크’ 등과 같은 아코니틴 중독 증상으로 내원하는 경우가 해마다 적지 않게 발생한다. 나물과 독초를 혼동하여 발생하기도 하나 상당수는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 목적으로 복용했다가 발생한다. 최근엔 모 회사의 건강식품에서 아코니틴 성분이 검출됐다고 해 저희 병원에서 자문을 하기도 했다.
또 흔한 것은 간독성이다. 간독성을 일으키는 경우는 더욱더 다양하다. 직접 캔 약초들을 오남용해서 발생하기도 하며, 건강을 위해 섭취한 건강식품 때문에도 발생한다. 시장에서 스스로 약재를 사다가 임의로 조제하여 복용하는 경우에도 자주 발생한다. 자연적인 것은 부작용이 없다는 생각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전문가들이 나서서 이러한 상황을 예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마련이 절실하다.

▶간독성 진단은 어떤 과정을 거치나.
간독성의 진단은 여러 과정을 거쳐 신중하게 이뤄진다. 간의 이상으로 의심이 되면 기본적인 검사를 먼저 한다. 그리고 바이러스성, 알코올성, 면역성 등 다른 원인에 의한 간질환을 배제하는 검사와 약인성인지를 살펴보는 데 참고자료가 되는 조직검사를 시행한다. 기본적인 혈액검사 소견에서 간수치가 상승되어 있으면서 당시 약물이나 건강식품을 섭취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간독성을 확진하진 않는다.
여러 가지 검사를 거치고 환자가 섭취한 약물이나 건강식품 등의 섭취 시기와 증상 발현 시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인과관계를 살피는 최종 판단 기준을 거쳐 잠정적으로 약물로 인한 간독성을 진단하게 된다.

▶한약과 간독성에 대한 생각도 알고 싶다.
일부에서 한약 복용 중 간독성 발생에 대하여 과대 해석하여 불안을 조성하는 것을 알고 있다. 모든 한약이 간독성을 일으킨다는 것과 한약은 간독성을 전혀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 모두 학문적으로 옳지 않은 표현이다. 모든 약은 부작용이나 독성을 일으킬 수 있다. 양약 한약 모두 마찬가지이다.
다만, 약의 경우 의료인은 진단을 거쳐 적절한 처방을 하고 환자관리를 통해 부작용과 독성을 줄이는 것이다. 약은 종류에 따라 독성이 쉽게 나타나는 약, 잘 나타나지 않는 약 등의 차이가 있다. 독성이 거의 없다고 보는 식품이라 하더라도 고용량에서 약리를 나타내는 성분이 들어있는 식품을 과다 섭취한 경우엔 독성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 개인의 유전적인 특성이나 기저질환의 차이에 따라 독성이 발현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다. 약물 종류와 용량, 병행하고 있는 각종 건강식품, 환자 건강상태 등을 자세하게 살피지 않고 한약으로 인한 간독성으로 통칭하는 것은 분명 잘못됐다. 저희 병원에서는 수련의들 교육에서도 이를 강조한다. 함부로 어떤 약이나 식품으로 인한 간독성으로 확언하여 환자나 보호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지 않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간독성은 처음엔 간의 문제인지 잘 알기 어려울 때가 많다. 대체로는 ‘심한 피로, 소변이상, 소화불량’ 등으로 시작했다가 ‘황달’로 이어진다. 그런데 환자들 중엔 ‘나타날 수 있는 반응’으로 여기거나, 치료하겠다고 다른 약을 쓰면서 시간을 지체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 대체로 간독성이 심해진다.
로컬의 선생님들께서도 진료하다가 환자에게서 간독성이 의심되는 증상 또는 징후를 발견할 경우 조기에 환자를 자세한 진단과 처치가 가능한 의료기관으로 전원시켜 진료를 받게 하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다. 간독성이 의심되는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간독성 유발 원인일 수 있는 약물이나 건강식품을 지속적으로 섭취하거나 임의로 간에 좋다는 것을 남용하다가 간독성의 악화로 인해 급성간부전에 빠져 간이식수술을 받아야 할 만큼 치명적일 때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향후에는 한약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 씌우기에서 벗어나, 간독성을 포함한 독성 발현에 관련된 적절한 가이드라인을 의료인들이 함께 만들어 발표하고 공유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진정한 양한방 협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홍창희 기자 chhong@mj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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