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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사 응시자격 상식으로 풀라
2003년 03월 17일 () 12:00:00 webmaster@mjmedi.com
4년 공부로 면허 2개 취득은 욕심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한약사시험 응시자격자가 확정 발표되었다.

예전에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한의계와 양약계 양측이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하나의 매듭이 풀리면 새로운 매듭을 만들어가는 지금까지의 관행도 되풀이 되고 있다. 행정부의 결과가 나오면 불복선언을 하고, 이어서 법정소송에 들어가는 고질적인 관행 말이다.

양약계측의 대응이 단순히 법정다툼으로 끌고가는 전술 이상임은 다 아는 사실이다. 양약계의 '약'에 대한 집착은 유별나다. 양약계가 얼핏얼핏 보여온 카드만 해도 의약분업과 의료일원화를 통한 한의사제도의 폐지와 한약사·양약사 제도의 통합이 있고, 약학대학 차원에서는 한약사 배출의 진원지를 한약학과로 보고 한약학과를 양약학과와 통폐합하고자 기회 있을 때마다 약대 6년제를 외치고 있다. 이런 주장은 약사회와 약학회 차원에서 오래 전부터 공론화되고 있는 터이다. 이번 사건의 종착지가 어디인지 예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어느 시대, 어느 분야에서 자기 직능의 이익을 수호하고 영역을 넓히기 위한 노력은 있어왔다는 점에서 약사회의 집착도 때론 이해가 가지 않는 바 아니다. 이런 경향성은 한의계에도 있다. 한약제제를 약사가 취급하지 말라는 요구와 소송을 한의계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 갈등은 맘만 먹으면 만들 수 있는 법이다. 다만 요구의 근거가 타당한지 여부와 국민적 정서와 상식, 시대적 추이를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갈등이 깊어질 즈음에 서로 한 템포 늦춰 상생을 모색함이 바람직하다.

양약계는 이 시점에서 생각을 돌릴 필요가 있다. 한약을 공부하는 건 자유지만 그것이 곧 면허의 취득으로 연결시키지 말라는 것이다. 양약대학에서 양약학적인 관점에서 약물의 원리를 탐구하고자 그 대상을 한약으로 확대하는 것은 누구도 말릴 수 없다. 그렇더라도 몇 과목 배웠다해서 면허를 요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양약학과 140학점 중에서 95학점 이상이 한약관련과목이라고 하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을 뿐더러 한약학과 설립 취지에도 어긋난다. 이는 8년 전 지리한 한약분쟁에 지친 국민이 나서 조정한 결과를 무위로 돌리는 처사다.

양약대학 교수들은 선량한 학생들을 볼모로 더 이상 소모적인 정쟁을 유발하지 말라. 시야를 밖으로 돌려 세계무대에서 민족과 국가의 이익을 생각하라. 이것이 곧 한약학과 양약이 상생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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