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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대체의료 교육기관 ‘우후죽순’
대학만 150곳 이상… 협회 등 자격증 남발
2010년 09월 02일 () 10:16:24 이지연 기자 leejy7685@mjmedi.com
보완대체의료 교육기관 ‘우후죽순’
대학만 150곳 이상… 협회 등 자격증 남발  

7월29일 헌법재판소 판결 이후 보완대체의료와 관련한 논의가 뜨겁다. 흔히 보완대체의학이라고 불리우는 CAM(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은 서구의 개념이다. CAM을 번역한 말로 여기에는 서양의학적 관념이 내재돼 있다. 지난호 본지에서 다뤘던 긴급 좌담회에서 박왕용 왕자한의원장은 “대체의학은 서구중심적 관념이다. 오리엔탈리즘과 태생이 같다. 엄밀히 말하면 양방은 한방에, 한방은 양방에 보완의학인 셈이다. 대체의학은 제3지대에 놓인 의학을 말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송태섭 경원대 한의대 교수는 “보완대체의학이라고 불리우는 용어에 대한 개념조차 명확하지 않을 뿐더러 특히 일반적으로 쓰이는 이 용어에서 정통의학인 한의학과 양의학을 제외한 개념에서 보았을 때 의학이라는 용어를 붙이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한한의사협회도 보완대체의료라는 용어를 내·외부적으로 보완의료이라는 용어로 통일하기로 했다. 박용신 한의협 기획이사는 “대체의학이라는 말은 전통의학을 대체한다는 말로 현 상황에 맞지 않는다. 기존의 의학 이외의 의료행위는 대체가 아닌 보완이고, 이를 발전시킬지 그렇지 않은지를 결정하고 검증해야 한다. 그런 의미로 보완의료라는 용어를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완의료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우리나라 제도권 내 의학인 한의학과 양의학, 두 분야에서 다양한 논의가 있어 왔다. 특히 양의계에서는 대한보완통합의학회와 한국대체의학회 등에서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또 양의학계 내 도입을 주창해 왔다. 최근에는 대한보완통합의학회에서 의대학장협과 손잡고 통합교과서를 내는 등 그 움직임이 속도를 내고 있다. 한의계에서도 개원가를 중심으로 한 한의자연요법학회나 교육 커리큘럼에서 보완의학의 요법들을 교과과정에 편재해 놓고 있으며 개원가를 중심으로 많은 보완의학 요법이 실제로 사용되고 있다. 아로마요법의 경우는 비급여 행위에 포함돼 있다.

   
그러나 2004~2005년부터 한의대나 의대가 아닌 일반 대학에서 보완대체의료 전공을 설치한 대학이 급속도로 늘었다. 대체의학과(전공)를 설치한 4년제 대학으로는 광주대 대체의학과, 광주여대 대체의학과, 남부대 대체의학과, 대구한의대 한방미술치료학과, 전주대 대체의학대학, 우석대 대체요법학과 등이 있다.

대학원에는 경기대 대체의학대학원, 경희대 체육대학원 스포츠의과학전공, 동방대 대학원 자연치유학과, 대전대 보건스포츠대학원, 삼육대 보건복지대학원 천연치료학전공, 상명대 정치경영대학원 대체의학복지전공, 서울여대 특수치료대학원, 서울장신대 치유대학원, 성민대 대학원 대체의학전공, 원광대 동서보완의학대학원, 전주대 대체의학대학원, 조선대 보건대학원 대체의학과, 포천중문의대 대체의학대학원, 가톨릭의학전문대학원, 조선대 대체의학대학원, 대진대 대학원 대체의학전문가과정 등 대학원에 설치돼 있다.

대체의학과 외에도 언어치료학, 심리치료학, 예술치료학과, 작업치료학과, 한방미술학과, 뷰티보건학과, 미용보건학과 등 유사의료학과를 설치한 대학(원)이나 2년제 대학을 모두 포함한다면 보완대체의학과를 설치하거나 커리큘럼에 배정한 대학의 수는 보다 광범위해진다.

이들 대학의 커리큘럼을 보면 경락마사지나 기공치료학, 이혈대체요법, 동종요법, 테이핑요법, 도수치료, 아로마테라피, 아유르베다, 약리학, 생리학, 내과학, 정형외과학 등 한·양방을 아우르는 학문들도 포함돼 있으며 대학원의 경우 석사과정까지 운영되고 있는 곳도 있다. 교수진들은 보건학 전공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 최초로 4년제 정규대학 학부 과정에 설치돼 있다고 홍보하는 한 대학의 대체의학과의 경우 취득자격증으로 자연요법사, 마사지요법사, 한방대체요법사, 재활대체요법사, 노인요양대체요법사, 웰빙대체요법사, 요가 및 기공명상교육지도자, 스트레스치료사, 건강관리사, 웰빙전문가 등 그럴듯한 이름의 전문가로 취업이 가능하다고 홍보하고 있다. 여기에는 대한전문대체요법사협회나 대한체형관리협회 등 학회나 협회 이름을 내세워 자격증도 발급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1962년 의료법 개정 이후 유사의료업 금지
국내 보완대체의학 시장 규모 5000억 추정
한의계 수용여부 놓고 아직 갑론을박 수준


이들 대학에서 많은 수의 학생들을 모집하게 된 데는 대체의학사 등 각종 이름을 붙인 자격증을 내세워 진로의 길을 터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모두 민간자격증에 해당된다. 우리나라는 유사의료업자로는1962년 의료법 개정에 의해 법 개정 전에 자격을 취득한 접골사, 침구사 등 외에는 유사의료업자를 일절 허용하고 있지 않다.

2007년도에 설립된 한국대체의학교수협의회(회장 오홍근)는 국시 수준의 자격인증 시험을 실시하는 한편 대체요법사 법률안 제정에 공을 들이고 있으며 한국보완의학교육원이라는 단체에서는 색채요법, 음악요법, 아로마요법, 한약재, 수지침, 이침 등을 비롯해 오각치료요법과 관련한 교육과정을 개설해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으며 각 과정을 이수한 이들에게는 국제전문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보완대체의료라는 용어의 개념부터 명확하게 구분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배출되고 있는 이들 대체의학 관련 학과 졸업생들은 제도권 하에서 보완대체의료 편입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역이 겹치게 될 우려가 있다. 많은 대학에서 보완대체의료와 관련한 과를 적극적으로 개설하고 있는 데는 해마다 이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7년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보완대체의학 시장이 한국·중국·일본 등 3개 시장 규모는 352억 달러로 산출했고, 이 가운데 중국이 180억 달러 규모로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고 일본 124억 달러, 한국 48억 달러 등의 순이며, 세계 시장 규모는 2100억 달러 규모로 집계하고 있다. 2050년까지 5조 달러 규모로 급속히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전문가들에 의하면 대체의학 시장 규모가 연간 10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과거부터 뜸사랑을 비롯한 민간단체나 김춘진 의원 등 몇몇 의원을 통해 유사의료업자의 허용을 두고 지속적으로 법안을 발의하고 있지만 실제로 보건복지위를 통과할 지 여부는 미지수다. 여전히 입법기관은 국회에서는 이에 대한 논의의 진전이 되고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7월29일 헌법재판소 판결 이후 불법의료업자의 자격요건의 허용을 둘러싼 논의는 불이 붙은 격이다. 특히 8월31일에는 국회에서 열린 대체의료와 관련한 토론회에서 황정국 변호사(헌법소원을 낸 청구인측 변호사)가 발제문을 통해 침뜸 등 보완의학과 관련한 자격증 신설, 전문대학 설립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번 헌법재판소 판결의 결과가 담은 중요한 의제는 “환자의 선택권과 직업 선택의 자유 및 행위의 위해성”이다. 송태섭 교수는 “이번 헌재 판결은 일반인에게 보완대체의학을 오픈해야 하는지를 논의하라는 시점임을 의미한다”며 “다양한 관계자와 단체들이 얽혀 있는 거대한 담론이어서 결론이 어느 한쪽에서 결정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다자간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의계에는 여전히 보완의료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다. 어찌 보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적극적인 논의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야 할 때인 것만은 분명한 듯하다. 안규석 교수는 “양쪽 의학에 포함되지 않은 많은 요법들은 누가 먼저 선점하느냐에 따라 분류가 나뉜다”며 “한의학 이론과 잘 맞는 보완의료들을 가져오면 우리 것이 된다. 그 기준을 우리가 합의하여 만들어 내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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