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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방섭 칼럼- 2010년 한의사들의 경쟁력은?
포괄적개념 진단 한의사 위치 격하 주범
2010년 07월 10일 () 09:34:09 최방섭 contributor@mjmedi.com
최방섭 칼럼- 2010년 한의사들의 경쟁력은? 

이제 질병분류체계가 변경된 지도 6개월이 지났다. 한의원의 진료상황이 어떤지 점검이 필요한 시기가 됐다. 한의사협회는 1/4분기에 한의원들이 청구한 질병분류에 대한 자료를 입수해 분석에 들어갈 것이다. 한의협은 일선 한의사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이 무엇이고, 어느 부분이 부족한 지, 그에 대한 대응 방안과 처방을 내려야 하는데도, 아직 그 움직임은 확인되지 않는다.

일선 한의사들이 요즘 진찰·진단 후 질병명 선택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듯하다. 이는 한의사 커뮤니티에서도 잘 나타난다. 하지만 질문의 내용들을 보면 환자 상태를 면밀하게 파악하지 못한 경우를 보게 된다. 예컨대 환자가 하지부에 염좌(Sprain)가 있을 경우 예전에 우리가 사용하던 질병명은 ‘하지부염좌’이며, 부위로는 슬부나 발목만을 선택했다.

지금은 무릎 부위의 손상성 염좌만 6가지로 분류되며, 발목 및 발의 부위에서는 12가지로 나뉜다. 즉 예전의 2가지 상병이 18가지 상병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이다. 또한 염좌와 유사한 인대의 손상이나, 아탈구 등도 포함하면 그 간별 진단은 더욱 어려울 것이다.

일선 한의사들의 고충을 듣다보면 통증의 근원이 근육인지, 인대인지, 근막인지, 골막인지, 신경계의 이상인지, 아니면 염증성 소견인지에 대한 구분도 없이 진단이 이뤄지고 질병명을 선택하고 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우리는 그동안 질병의 세부적 상태를 파악하지 않고 부위 별 통증개념을 도입해 두리뭉실 넘어가는 형태를 취해 왔다. 이런 포괄적 진단이나, 일반인이 이해하지 못하는 질병명이나 언어는 한의사들의 자질을 의심받게 만들고, 한의사들의 의료인으로서 위치를 격하시켰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물론 지금까지의 개념이 잘못됐다는 건 아니다. 다만 21세기를 살아가기 위해선 우리도 고도화 전문화된 현실에 적응하고 빠르게 변모해야 한다. 진단 얘기만 나오면 우리는 의료기사지도권을 거론한다. 그렇다면 ‘진단기기가 없어 진단을 할 수 없나’ 라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상병명 선택폭 넓고 간별 진단 어려워져
포괄적개념 진단 한의사 위치 격하 주범
살아남으려면 열공 노력 이외 방법 없어

현대적 양방 진단기기가 나오기 전부터 의료인들은 질병을 진단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이용했다. 그 중 하나가 임상 검사법이다. 이는 시진, 촉진, 가동역검사 등으로 이뤄진다. 환자의 외형적 변형이나 상태를 판단하고, 통증부위가 인대인지, 근육인지, 골막인지 등은 시진, 촉진으로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여기에 가동역검사를 통해 좀 더 자세한 질병명을 도출할 수 있다.

가동역검사(可動域檢査 range of motion test)는 각 관절의 가동역 즉, 정상적 관절과 이상이 생긴 관절의 가동범위를 기준으로 환자의 이상 부위를 판단해 질병명을 도출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많은 시간 투자와 노력이 요구된다. 그렇지 않으면 도저히 알 수 없는 내용들이다. 요즘 환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질병을 잘 알고 한의원을 찾는다. 한의사가 이런 환자들을 16세기의 지식과 언어로 대할 경우 환자를 설득하기는커녕 오히려 환자에게 불신을 안겨줘 도태되는 운명을 맞이할 것이다.

21세기에 살아남는 의료인이 되려면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할 수밖에 없다. 태극전사들이 월드컵 원정 16강을 이룬 건 세계 축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체력과 정신력, 기술을 연마했기 때문이다. 그럼 2010년 한의사들의 체력 정신력, 기술은 과연 어떠한가?

최방섭/ 개원의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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