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木魚- 연등
2010년 05월 20일 () 10:55:43 민족 mjmedi@mjmedi.com

木魚- 연등

부처님 오신 날이 다가온 모양이다. 연등행렬이 시선을 잡는다. 한산한 밤거리가 아늑하게 느껴진다. 잃어버린 시간이 뇌리를 스쳐 지나간다. 아련한 추억을 곱씹으며 내동 다니지 않던 길, 한길을 따라 걸었다. 그 길은 평소와 달리 연등빛으로 은은하게 빛났다. 부처님 오신 날까지는 색다른 풍경이 펼쳐질 것이다.

전날 밤 감흥이 남아 오후에 조계사를 찾았다. 대웅전 천장은 오색 연등이 그득하다. 앞마당도 연등으로 진을 쳤다. 연등들은 제 각각 사연이 소망이 깊을 것이다. 오죽 답답했으면, 오죽 간절했으면 사찰 곳곳에 연등을 매달았을까 싶은 생각에 미치자 주책없이 서글픔이 찾아든다.

사찰 경내를 한바퀴 도는데, 범종이 눈에 들어왔다. 범종은 작은 누각 위에 있다. 누각은 경내에서 가장 후미진 곳에 자리했다. 발길이 적은, 그런 자리에 누군가 연등을 달았다. 연등빛이 타종 소리에 실려 온누리로 번져나가는 상상을 하니, 그런 곳에 연등을 매단 그 마음에 절로 눈물이 난다.

한의계에도 구석진 곳에 마음을 쓰는 이들이 적잖다. 정책 개발자들이 대표적인 예다. ‘한의약육성법’이 자칫 계륵 신세로 전락할 조짐이다. 한의원 경영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지라도 한의약 전체를 조망하고 우려하는 한의사가 좀 더 많아졌으면 싶다. 구석지고 어두침침한 곳을 비추는 연등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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