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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OM 글로벌 원정대 중국 일본 연수기
2009년 09월 16일 () 18:04:00 webmaster@mjmedi.com
   
 
‘발상의 전환’ 세계적 한의약 생산 밑거름

정부 연구계 제약회사 긴밀한 협조 강화해야

KIOM 글로벌 원정대 중국․일본 연수기


Kor-Med Designer, 대한민국 한약은 우리가 디자인한다?!

‣‣글로벌 원정대 선발= 2009년 6월8일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KIOM 글로벌 원정대’로 최종 선발됐다는 문자가 왔다. 은수 오빠와 상미 언니, 나 그리고 우리와 비슷한 관심을 가진데다 일본어까지 능통한 한약자원학과의 수민 언니에게는 너무 감동적인 하루였다. 우리는 ‘Kor-Med Designer’라는 팀을 꾸려 글로벌 원정대에 뽑히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았고 간절함 역시 컸다. 한편으로는 새로움에 대한 두려움과 호기심 그리고 도전의욕이 머리 속을 가득 채운 날이기도 했다.

우리 팀은 ‘현대적 한약제형 연구를 통한 한약 활용의 확대 방안 모색’이란 연수 주제를 가지고 7월23일부터 8월7일까지 중국․일본의 국가기관, 연구소, 제약회사 등을 방문한 뒤 총 15박16일의 연수를 마치고 돌아왔다.

탕약과 제제 모두 인정받는 세계 최대 한의약 생산국가, 중국

명실상부한 세계 최대의 한의약 생산국가인 중국. 현재 다양한 제형의 한의약을 생산, 수출 중이며 이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도 많은 제도적 지원은 물론 중의약의 현대화, 세계화를 위한 각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우리의 연수 목적을 달성하기에 가장 적합한 곳으로 생각돼 우리가 우선적으로 선택한 국가였다.

중국 일정은 시작부터 험난했다. 베이징의 좋지 않은 날씨로 인천에서 출발이 지연됐다. 저녁 7시에 베이징에 도착해 바로 상해행 비행기를 타야했던 우리 팀, 약간의 출발 지연이 설마 환승 비행기를 놓치기야 하겠나 싶은 생각만 한 채 베이징으로 향했다. 그러나 다른 공항으로의 임시착륙, 이미 떠난 상해행 비행기, 더구나 가장 이른 상해행 비행기가 아침 7시라니. 어쩔 수 없이 공항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했다.

‣‣중국과학원 상해약물소= 다음 날 아침 상해에 도착한 뒤 첫 방문지인 중국과학원 상해약물소를 서둘러 찾아 나섰다. 중국과학원 상해약물연구소는 ‘중국과학원’ 산하 약물연구소로 ‘중국 전통의학 현대화를 위한 연구센터’ 등 다양한 분야로 나뉘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의 방문을 도와준 Miss. Ying Wang, 그 곳의 학생들과 상해 TCM박물관을 구경한 후 Yonging Chen 박사님과 인터뷰를 가졌다. 중국은 아직 한약 제형이나 가공약 수출이 일본이나 미국에 뒤지고 있지만 한약재만은 최대 수출국가로서 다양한 제형의 한약이 생산되고 또 널리 활용되고 있었다. 게다가 정부가 중의학 세계화를 위해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 그 발전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해중의학대학= 7월27일 두 번째 탐방기관인 상해중의약대학 중약연구소로 향했다. 한의대생으로서 왠지 중의대는 어떻게 생겼을까 하는 호기심과 기대감이 컸는데, 정문에 들어서자마자 경악로, 단계로 등과 함께 서있는 의가들 동상이 중의대에 걸맞은 것 같아 참신하고 흥미로웠다. 바쁘신 와중에도 유창한 영어로 친절하게 우리를 대해 주신 Wang Zhengtao 교수님 덕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 뿌듯했고 힘든 연수일정에 위안을 받았다. 주로 한약 처방의 EBM과 새로운 제형 개발을 한다는 중약연구소. 그 곳 분들과 한의학연구원의 동영상도 시청하고 PPT 설명을 들었다. 또한 연구소를 구경한 후, 마지막으로 교수님과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저렴하고 다양한 제형의 한약제제가 이용에 편리하지만 탕약으로 한 번에 먹는 양만큼 복용할 수 없기에 복용량과 그 효과에 있어서는 탕약이 더 우수하다고 평하셨다. 제제약이 극복할 과제 중 하나가 아닌가 싶었다.

중국은 한약시장 규모가 크고 정부도 한약 연구에 지원을 많이 해줘 한의계와 제약업계의 협조가 잘 이뤄진다는 말씀도 하셨다. 연수준비 과정에서 얻은 조언들 가운데 한약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말을 떠올리며 우리가 더 나은 제형을 활발히 생산하기 위해선 정부의 지원은 물론 한약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실하게 느낀 하루였다.

‣‣천사력제약회사= 7월28일, 한약제형의 구체적인 생산과 활용에 대해 알아보고자 중국 최대 규모의 한약제형생산회사 중 하나로 천진에 위치한 천사력제약회사를 찾았다. 연수 시작 전 우수한 한약제제를 만들고자 노력하는 함소아 제약회사를 방문했기에 중국의 한약제제 현황에 대한 이해 뿐 아니라 한국과 중국을 비교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 기대하던 연수기관이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조형물들, 그리고 회사의 엄청난 규모에 우리는 놀랐다. 그동안 연락을 취해 왔던 홍보부 매니저 wangping이 우리를 맞았다. 한약제형 생산공장을 방문해 홍보 동영상을 보고 제제의 생산관리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회사를 쭉 둘러보고 wangping과 인터뷰로 이 날 일정은 끝냈다.

미국 FDA의 연구용 신약 허가를 받은 순수복합한약제제 복방단삼적환을 개발한 이 회사는 중국의 현대적 제형 개발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글로벌화를 위한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그 곳에서 얻은 것은 회사의 규모와 다양성만이 아니다. 중약에 대한 자부심이 마냥 부러웠고 한편으론 우리 한의학의 가능성을 곰곰이 되씹어 보는 기회이기도 했다.

‣‣북경동인당= 7월29일, 중국에서의 마지막 일정이다. 이 날은 북경동인당과 북경중의약대학 부속병원인 국의당을 방문했다. 북경동인당은 관광지로도 유명하지만 다양한 한약제형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했고, 국의당은 중약의 실제적인 활용을 보고 직접 진료하시는 교수님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는 곳이라고 여겼다. 두 곳에서는 영어로 의사소통이 어려워 북경에 계시는 우리 교수님을 통해 알게 된 북경중의대 유학생 분이 통역을 담당해 주셨다.

북경동인당은 1층에 많은 약국이 있어 다양한 한약제제와 건강미용제품 등을 폭넓게 선택할 수 있고, 그 곳의 약사님으로부터 환자들이 많이 찾는 제제를 소개 받기도 했다. 2층엔 진료실이 있어 중의사들이 환자를 진료하고 처방을 내리고 있었다.

‣‣북경중의약대학= 국의당에서는 교수님의 진료 모습과 중의대생들의 실습현장을 견학했다. 상해중의약대 교수님처럼 이곳의 교수님도 제제가 휴대와 복용 면에서 현대인 취향에 맞는다고 강조하셨다. 일전의 교수님은 양적인 면에서 탕약의 장점을 강조하신 반면 이 곳에서는 탕약이 흡수가 빨라 훌륭하다는 점을 역설하셨다. 제제도 발달하고 탕약에 대한 믿음도 큰 중국은 소비자 취향에 따라 언제든 저렴한 제제를 쉽게 구할 수 있고 탕약도 널리 활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중국은 국가적으로 한약에 대한 지원을 꾸준히 늘려가는 중이고, 그 지원 아래 연구소와 제약업계는 다양하고 우수한 한약제제를 생산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소비자 입장에서는 대부분 보험 처리가 되기에 다양한 제제와 탕약을 선호도에 따라 부담 없는 가격으로 접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과 높은 편리성으로 그 가치를 인정 받는 한약제제와 빠른 흡수와 우수한 효과로 그 가치를 잃지 않던 탕약이 조화롭게 쓰이고 있는 중국의 현실을 보면서, 우리도 하루 빨리 정부․한의계․제약업계의 협력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높여 한약시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세계 최대규모의 한약제형이 생산되고 있는 나라, 일본

8월1일 중국에서의 연수를 끝마치고 일본으로 이동했다. 세계적인 제약회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서양의학 중심의 의료환경에도 불구하고 복합엑스제 등 다양한 한약제제를 임상에서 폭 넓게 활용하고 있는 일본, 현대적인 한약 제형의 생산은 물론 임상연구에서도 모범이 될만한 점이 많이 있을 것으로 보여 두 번째 연수 국가로 선택한 것이다.

‣‣코칸도제약회사= 8월2일, 도쿄에서 신칸센으로 3시간 거리인 조용한 도시 도야마에 도착했다. 일본 한약의 중심지인 도야마에서 우리가 방문한 곳은 코칸도 제약회사와 도야마대학병원이다. 일본어에 능통한 수민 언니 덕에 관계자들과 원활한 대화가 이뤄졌다. 8월3일 오전에는 코칸도 제약회사를 찾았다. 우선 회사 내 한약박물관을 구경한 후 회사 홍보 동영상 감상과 함께 공장 책임자 분과 인터뷰를 하기로 했다. 일본에 있는 대략 210 종류의 한방약 제제 중 10 종류 정도를 담당하는 곳으로 규모가 크지는 않았지만 도야마대학과 협력해 한약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동물성 한약재가 유명하다는 도야마 내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제약회사였다. 일본 제약시장에서 한방약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지만 그 제제들의 높은 품질로 국민이 한약을 신뢰하고 세계 최대 규모로 한약제제를 수출하는 국가로 성장할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화한의약학 총합연구소= 오후에는 도야마대학 화한의약학 총합연구소를 찾았다. 일본 한약과 약용식물 연구의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이기에 일본 한방약에 대한 전반적인 연구와 성과를 알아보고자 이 곳을 들렀다. 우선 화한진료과를 찾아 일본의 한방의학 체계에 대해 전반적인 설명을 듣고 화한의약학 총합연구소에서 Katsuhiro Konno 교수님과 상세한 인터뷰를 나누었다.

코칸도 제약회사와 함께 개발 중인 한방약 제제에 대한 소개를 듣고 직접 맛도 보았고, 다양한 소비자들을 위한 제형의 가치와 중요성, 한약이 발달하기 위한 EBM의 중요성 등에 대해 듣고 서로 공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서 약제부로 이동해 얼마나 정확하게 탕약을 처방하는지를 보고, 다양한 한약제제를 구경했으며 다시 화한진료부로 이동해 Hiroaki Hikiami 교수님에게서 일본의 한약 활용 현실에 대해 들었다. 일본도 한약제제의 편리성에 우선적인 가치를 부여했고 탕약 고유의 가치 또한 인정해 소비자의 취향 혹은 의사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한약을 처방하고 있다. 보험이 대부분 적용됐지만 정해진 약가 때문에 더 훌륭한 약재를 쓰는데 어려움이 있는 것이 일본 한약업계의 문제라고 지적하셨다.

한 도시에서 한약 연구와 생산의 큰 축을 담당하는 대학과 제약회사를 방문한 것은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한약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새로운 제형 개발을 위한 노력과 EBM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던 Katsuhiro 교수님의 말씀에 공감하며 일본이 세계 최대의 제제 수출국가로 떠오른 이유를 몸소 깨달을 수 있는 하루였다.

‣‣기타사토대학= 8월4일, 우리의 마지막 방문지는 기타사토대학 동양의학 총합연구소였다.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한의학 연구소이고 WHO의 전통의학협력연구소로도 유명하다. 이 곳 역시 도야마대학처럼 진료실을 갖추고 한방약을 처방하는데 도야마 대학과 다른 점이 있다면 탕약만 처방하고 대부분의 한약이 보험 처리가 안 된다는 것이다. 우수한 품질의 제제는 현대인 특성에 맞게 간편하고 좋지만, 탕약은 달이는 일에서부터 마시는 과정까지 어느 것 하나 버릴 게 없다며 도야마대학 분들과 같은 말씀으로 한약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일본에서 보낸 이틀 동안 일본인 다운 친절함과 명료함 때문에 많은 것을 배웠다. 도야마 대학의 교수님 말씀대로 한의학은 경험의학이기에 근거가 충분하고 가치가 있지만 현대사회에서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현실 적용을 위해 EBM 확보가 필수적이다. 서양의학이 주인 의료체계 속에서도 뛰어난 품질의 한약제제를 생산하는 대규모의 회사를 다수 보유한 일본, 이들이 세계 최대 제형수출 국가로 발전한 건 한방약의 가치와 시대의 요구를 명확히 알고 질 좋은 현대적 제형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EBM 구축에 힘썼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가 배우고 자극 받아야 할 부분이다.

현대사회에서 한약의 가치 및 가능성 그리고 우리의 노력

‣‣발상의 전환 필요= 우리의 경우 현대적 제형 등 한의약 연구개발 및 정책에 대해 정부․연구계․제약회사 간의 협조가 활발하지 않은 편이다. 이는 어느 한쪽만의 책임이 아니다. 지금부터라도 발상의 전환을 통해 우리만의 독특한 한양방 의료체계 구축은 물론 훌륭한 한약제제의 개발 및 생산을 통해 세계적인 의약 및 의료선진국으로 발돋움해야 한다. 유네스코가 <동의보감>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한 것은 독특한 의학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함과 동시에 한의학 발전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예가 아닌가. 정부는 한약 연구와 생산에 대한 지원을 더 강화하고 한의학 이론에 맞는 보험제도와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이며, 한의계는 EBM을 통해 지금보다 더 한약에 대한 신뢰를 강화시키고 소비자 취향에 맞춰 다양한 형태의 한약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약회사 또한 우수한 품질의 한약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정부가 마련해 놓은 정확한 기준에 따라 다양한 한약제형을 생산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이들 성과가 서로에게 원동력이 되어 세계 최고의 한의약 생산국가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비록 중국이나 일본보다 시작은 늦었지만, 늦은 시작에는 각국의 연구성과들의 장단점을 잘 검토하고 보완해 새로운 연구개발로 나아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류다혜/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본과2년

사진설명
기타사토대학: 기타사토대학 약제부에서 탕약에 관하여 하는 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도야마대학: 화한진료부의 Hiroaki Hikiami교수님으로부터 일본한방의학체계와 화한진료부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상해중의약대학: 중약연구소를 구경하며 Dr. Zhangzi Jia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상해중의약대학_다혜: 상해 중의약대학 자화로 표지판 아래에서 찍은 필자의 모습

천사력제약회사: 천사력제약회사의 대표제품 간판을 배경으로 팀원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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