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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림에서 인생을 배웠다
2003년 03월 19일 () 14:01:00 webmaster@mjmedi.com
‘그림 DJ’의 재밌는 미술소개

한젬마著 명진출판刊

언제부터인지 지나간 과거사를 떠올리며 슬며시 웃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이미 지난 일들을 여유롭게 음미하기보다는 다가올 미래를 철저히 계획해야 훨씬 발전적일텐데 하면서도, 나이 40줄에 접어들면서부터 옛날옛적의 에피소드에 대한 회상의 빈도가 늘어난 것입니다. 기억을 더듬는다고 해봐야 아내의 가녀린 손목을 처음 잡았을 때의 짜릿함, 첫 아이 출산이 임박했을 때의 긴장감, 뭐 그런 극히 일상적인 개인의 소사(小事)이지만,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아련한 아름다움이 미소와 더불어 밀려들어 한껏 행복해질 수 있거든요. 물론 이런 제 자신의 변화를 어느덧 ‘人年四十 陰氣自半也’와 연관시켜 해석하는 것에 더욱 웃음을 머금고 있지만…….

사실 20여년 전만 해도 이렇게 한의학을 바탕으로 한 사고(생각의 옳고 그름에 관계없이)를 한다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생명체의 기본 단위는 세포다’로 압축할 수 있는, 이른 바 과학적·분석적 사고에 푹 젖어있었던 대학 초년생에게 동양학문의 근본으로 우뚝 자리잡은 음양오행론은 너무나도 수긍할 수 없는 큰 벽이었거든요. 때문에 五色·五音·五味·五臭 등등 소위 오행배속표를 맹목적으로 외우기 바빴는데, 그러면서도 속으론 한의학을 공부합네 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의학은 인간사 전반에 관계되지 않은 게 없어서, 한의학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제 관심분야 밖인 미술과 음악에도 조예가 깊어야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없지 않았습니다.

틈나면 영화보고 바둑두며 아이들과 축구·야구하는 것으로 소일하는, 따라서 미술·음악엔 그야말로 문외한 그 자체인 제게, 얼마 전 후배가 책 한 권을 선물하였습니다. 바로 한젬마의 ‘그림 읽어주는 여자’였습니다. 지금껏 시간 투자해서 미술관이나 전람회를 가본 일이 전무할 정도로 그림에는 철저히 무관심했었기에 별 희한한 책도 다 있구나 하며 며칠을 보낸 뒤 퇴근길 전철에서 잠깐 눈길을 건넸습니다. 그러다가 그만 갈아타야 할 환승역을 통과해버리고 말았습니다. 분량의 절반 정도가 그림으로 채워져 있어서 책장이 잘 넘어간 탓도 있었지만, 한마디로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내친 김에 속편 격인 ‘나는 그림에서 인생을 배웠다’도 바로 다음 날 사서, 이번엔 출근길에 후딱 해치워 버렸습니다.

자타칭 ‘그림 DJ’로 칭하는 저자는 그의 책을 통해 동서양·풍경·인물·추상화 등등을 넘나들며 깔끔한 문장으로 그림 읽는 법을 아주 감칠 맛 나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저같은 까막눈도 그녀의 해설에 어느 새 완벽한 동의를 했음은 물론 이제부터는 그림 보고서 고개 정도는 끄덕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자신감이 생겼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직업이 한의사이다 보니 아쉬움도 컸습니다. 글쓴이처럼 그림을 똑바로 읽어낼 수 있다면, 다시 말해 外顯되는 象을 정확히 인식하여 그 含意를 명쾌하게 꽤 뚫는 눈을 가질 수 있다면, 5천년전 龍馬의 背面에 드러난 幾微를 포착하여 그렸다는 河圖와 洛書에 대한 해석 또한 쉽고 재미있게 할 수 있을텐데 라는 것이었지요. 저처럼 그림과의 관계가 소원했던 분이라면 한젬마 씨의 책이 그림과 친해질 수 있도록 도와줄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이제 음악도 알고 싶은데 어디 재미있는 책 없을까요?

안세영(경희대 한의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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