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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 건강을 망치고 세상을 망친다
2003년 03월 19일 () 14:00:00 webmaster@mjmedi.com
존로빈슨著 이무열譯 아름드리미디어刊

각종 호르몬, 항생제로 오염된 먹거리에 충격


세계 최대의 아이스크림 회사 베스킨 라빈스의 상속자가 쓴, 우유를 포함한 육식 섭취에 관한 책이다. 아이스크림을 비롯한 유제품과 축산물에 대한 감추어진 진실을 폭로, 육류 중심의 식생활을 변화시켜 인간의 건강 및 기아문제를 해결하고 또한 환경파괴를 막으려는 이 책의 저자는 베스킨 라빈스의 상속자라는 특이한 지위 때문에 '아이스크림을 먹지 않는 반항아' 등으로 세인들의 관심과 찬사를 동시에 받았다. 그리고 이 책이 출판된 후 4년 사이에 미국의 소고기 소비가 18%나 뚝 떨어졌다.

이 책에서 폭로하고 있는 사실은 어쩌면 이윤추구를 동기로 하여 유지되는 사회가 가질 수 있는 잔혹함을 다시금 확인시키는 데 불과한 것인지도 모른다. 현대의 자본주의 체제는 이미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잔혹하고 비참한 '약자에 대한 강자의 착취' 로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돈을 벌기' 위한 이러한 모습들 역시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닭, 현대적인 닭 재배법은 가로 세로 30센티미터의 닭장 안에, 암탉을 심지어 5마리까지도 쑤셔 넣는다. 그러면 닭의 몸통이 어쩔 수 없이 다른 닭들의 몸에 닿아 있어 난방비와 공간비용이 적게 드는데, 이렇게 되면 닭장에 갇힌 닭들은 끊임없이 서로 싸우게 된다. 좌절감에 사로잡힌 그들은 서로의 깃을 사납게 쪼거나, 자주 서로를 죽이려 들거나, 심지어는 산 채로 서로의 몸을 뜯어먹으려고까지 한다. 그리고 이것을 예방하기 위해 오늘날 선호하는 방법은 닭부리의 일부를 잘라내는 것이다. 매일 알을 낳고, 혹은 태어난 지 45일만에 통닭으로 변하는 닭에게 값싼 합성호르몬, 성장호르몬과 여성호르몬은 필수적이며, 밀폐된 사육공간에서 질병으로 인한 집단 폐사를 막기 위해서 항생제의 사용 역시 필수적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육법은 다른 동물에게도 해당된다. 미국의 경우, 도살되는 돼지의 80% 이상이 폐렴에 걸려 있으며, 미네소타의 한 공장에서는 검사 받은 돼지의 95%가 폐렴에 걸려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 갓 태어난 송아지들은 움직임을 줄이기 위해 폭 55cm 길이 135cm인 칸막이 방에 한 마리씩 넣어지는데, 이 곳에서 엷은 분홍빛의 고운 살코기와 맑은 지방을 얻기 위해 철분이 제거된 탈지분유로 사육된다. 어둠 속에서 사육되는 송아지들이 철분을 섭취하지 못한 상태에서 생존할 수 있는 기간은 약 4개월인데, 철제 칸막이뿐만 아니라 핥을 수 있는 녹슨 못을 비롯한 모든 금속은 제거되고, 미량의 철분이라도 찾으려는 절망적이고 본능적인 갈망으로 자신의 오줌까지도 핥으려 한다. 그래서 목줄을 바짝 당겨 매어 목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한다.

끔찍한 이야기들은 끝이 없으며, 이러한 방식으로 사육된 동물을 먹는 사람들은 대장암, 유방암, 전립선암, 폐암, 당뇨병, 저혈당증, 다발성경화증, 궤양, 비만, 결석, 빈혈, 천식 등의 질환에 대한 유병율이 높아지고, 다이옥신 헵타클로르, PCB'S 등의 농약이 먹이사슬을 통해 체내에 쌓이게 되며, 결국 육류생산을 위한 밀림의 벌목과 에너지의 낭비, 살충제 등에 의한 환경의 대량파괴를 부르게 된다는 것 등등을 방대한 자료를 근거로 설명하고 있다.

매일 5만 명의 아이들이 굶어 죽는 세상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아가 존재하는 것은 식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는 기아의 진짜 원인은 정의가 부족해서이지 식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고백하건데 이 책만큼 필자의 식생활에 큰 영향을 끼친 책은 없었다.

권태식(서울구로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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