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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농사꾼 이야기
2003년 03월 19일 () 14:00:00 webmaster@mjmedi.com
이영문著 양문刊

모든 생명의 근원은 자연

필자는,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서 부모를 도와 학창시절에 직접 농사지어본 적이 있다. 현대 과학농법이라는 수박 접붙이기 멀칭재배도 해보고, 주변의 비닐하우스 재배도 보면서 자란 나로선 이 책을 접하는 순간 충격에 휩싸였다. 내가 알고 있고 보아왔던 모든 농법이 잘못된 방법이라니, 그러나 점점 이 책을 읽어 가면서 저자가 말하는 "태평농법"에 대해 머리가 숙여졌다. 자연의 오묘함과 위대함을 자세히 관찰하여 그 원리를 실제 농사에 접목하여 실천하면서 농업뿐만 아니라 우리 사는 일에 대해서도 잘못된 점을 밝혀내고 그 대안을 확실하게 제시하는 모습에 농부 이전에 자연인으로서 뭐라 표현할 수 없은 한없는 존경심을 갖게 됐다.

우리는 국가가 주도한 과학농법, 현대농법, 유기농법 등등 많은 농법을 시행하면서 농업이 기계화되고 농촌은 선진화되는 줄로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실로 자연 그자체대로, 노동력을 절감시키며, 비료 한 홉, 농약 한 방울 치지 않는 농법이 한 개인의 28년 연구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에 놀랐다.

저자는 쌀농사에서 시작하여 밭농사, 과수농사, 농기계 등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특히 땅심을 돋우는데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땅심은 먼저 비료와 농약을 치지 않는데서 출발하여 토양속의 미생물과 온갖 곤충들이 살아나면 자연히 살아난다고 얘기하고 있다. 자연이 살아나면 농부는 뿌리고 거두는 일만하면 된다. 그래서 "태평농법"이다.
또 저자는 종자에 대해서도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다. 일본에 저당 잡힌 종자를 한탄한다. 그래서 많은 토종 종자를 찾아내고, 선조들의 농사기술을 온고지신하며, 자신의 지혜를 보태 병충해에 강하고 수확성이 좋은 종자를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많은 시행착오와 노력이 필요했음은 물론이며, 옛날의 농사법을 알기위해 전국의 산과 들을 찾아가지 않은 곳이 없을 것임은 불문가지다.

최악의 환경파괴라 할 산불. 산불이 지나간 자리에는 아무것도 없다. 어느 광고에서는 산이 원상태로 되는데 50년이 걸린단다. 대규모 산불이 난 뒤 나무와 풀은 말할 것도 없고 토양 속에 살던 미생물까지 전멸한 생태계를 복구하기 위해 그는 그 자리에 곡물 씨앗을 뿌리라고 권한다.

식물의 특성을 적용시키면 자연 상태로 방치하거나 인공 조림을 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생태계를 복원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그렇게 말하는 근거는 식물은 무기물을 먹고 자란다는 데서 비롯된다.

불 난 자리에는 미생물이 죽어서 생긴 무기물이 풍부할 수 밖에 없다. 다시 나무나 산 속 식물이 자라는 데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 대신 초기 생육이 빠른 수수, 옥수수, 조 같은 농산물 씨앗을 헬리콥터를 동원해 뿌리면 삭막하던 땅이 초록빛으로 금세 무성해질 것이고, 그 작물들이 자라면서 토양은 다시 식물이 자랄 수 있게끔 살아나는 것이다. 그의 혜안이 눈부시다.

저자는 마지막으로 농사는 농사꾼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같이한다는 선진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 농산물은 농부가 생산하지 않는 다는 것이다. 팔리지 않는 것을 누가 생산하겠는가? 그래서 소비자의 역할은 중요하며 소비자가 진짜 자연 농산물은 구분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연은 자연으로 충분하며 인간은 자연에 간섭을 안하는 것이 최선이다. 인간도 만물의 영장이 아닌 자연의 일부로 돌아가야 한다.

박근도(상계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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