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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법 불리한 조항 샅샅이 살펴라
2007년 02월 09일 () 14:05:00 webmaster@mjmedi.com
정부가 드디어 의료법개정시안을 발표했다. 의료법개정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은 양의계의 반대에 관계없이 밀어부칠 수도 있다는 암시로 읽힌다.
양의계는 정부의 조치에 대응해 분신이다, 할복이다 하면서 의료법개정시안에 극렬하게 반대하고 있는 반면에 한의계는 너무 조용해 의아스럽기조차 하다. 한의계의 침묵은 그간 기득권을 누려온 양의계는 타격을 받고 상대적으로 소외돼왔던 한의계는 유리하다는 막연한 계산에 따른 것인지, 아니면 양방이 ‘악’ 소리 하니 한의계는 조건반사적으로 ‘아, 우리에게 좋은가 보구나’ 하고 생각한 것인지 모를 일이다.

그러나 이번 개정시안은 양의사나 한의사를 막론하고 전체 의료인의 입장에서 개악이기는 마찬가지다. 권리는 축소되고 의무만 늘어남으로써 소비자에 대응하는 의료인의 위상이 약화되고, 병원과 경쟁하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입지가 어려워졌으며, 의료인 내부의 조화로운 질서도 급격히 붕괴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사실은 의료인의 자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점이다. 의료인의 의료행위를 감시·통제하는 여러 장치들은 의료인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의료인들의 항변을 단순히 엄살이라고 치부할 수는 없어 보인다.

의료인 간 손익을 따져보더라도 일반적인 주장과는 달리 양의계보다 한의계가 받을 피해가 클 수도 있다. 양의계의 반발은 과거에 누린 기득권이 워낙 컸던 나머지 상대적인 박탈감에서 오는 현상인데 비해 조항 하나, 문구 하나에 명운이 갈리는 한의계는 뭐 하나 유리한 게 없다. 조항 하나하나가 지뢰밭이란 느낌마저 든다. 정부의 의료법개정작업을 결코 예사롭게 흘러 보낼 수 없는 이유다.

과거 시행규칙 11조 1항 7호 한 줄이 삭제돼 한약분쟁이라는 홍역을 치른 바 있는 한의계가 한 줄도 아니고 전면 개정되는 국면에서 내부 논의가 너무 빈약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설사 유리한 조항이 많다고 인식해서 그렇다 해도 독소조항 하나로 한의계가 향후 20,30년 고생하지 않으려면 폭넓은 의견 수렴과 전문가적 안목이 요구된다. 때로는 망원경을, 때로는 초정밀 현미경을 들이대야 한다. 그래야 잘못된 법안의 제·개정을 하나라도 더 막을 수 있다. 변호사 한 사람의 자문이나 이사 몇 사람의 의견으로 상황을 낙관할 일이 아니다.

한의학제도는 근본이 취약해 전혀 엉뚱한 곳에서 위기가 발생할 수 있음을 인식, 한 치의 방심없이 대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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