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키만큼 몸 낮추어

사소한 욕심마저 벗어 버리는

비어서 더욱 출렁이는 마음

섬약한 가랑비가 풀잎을 흔들듯

더욱 작아지는 꽃이 되라하네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처럼

꾸미지 않는 모습으로 스스로를 낮추어

늘 지고 사는 사람이 말없는 산과 같아서

석삼년에 한 계절쯤은 천지로 변해

자주 드러눕는 바람이 되라하네

사랑은 자기를 버려야 별이 되고

빗방울은 연꽃잎을 적시지 않으며

바람은 자신을 잠재우며 소곤대고

태양도 햇살을 아끼어 잎을 틔우듯

더러는 모자람이 어여쁜 줄 알면서

때로는 눈도 감고 귀도 막으며

희망도 너무 크면 무겁다고 잘라내는

겸허의 마음을 애틋이 사랑하라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