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U-17 여자축구대표팀은 26일 트리니다드토바고 포트오브스페인의 해슬리 크로퍼드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일본과의 2010 FIFA U-17 여자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전을 포함해 숨막히는 120분 동안 3-3으로 승부를 내지 못하고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일본을 누르고 5-4로 승리했다. 이로써 태극소녀들은 FIFA 주관대회 첫 결승 진출과 더불어 첫 우승으로 세계 정상을 차지했다.

여민지 선수는 이번 대회 6경기를 치르면서 총 8골 득점으로 국내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FIFA 주관대회 득점왕(골든부트)과 대회 최우수선수상인 골든볼까지 차지하는 영광을 맛보며 대회 우승과 더불어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한국 여자 축구는 지난 1983년 멕시코에서 열렸던 20세 이하(U-20) 월드컵(당시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처음으로 4강에 오른 뒤 이렇다 할 결과물을 내지 못했으나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다시 4강에 진입하는 기록을 세웠고 올 여름 남아공월드컵에서는 원정 첫 16강 진출을 달성했다. 이어 지난 8월 독일에서 열린 U-20 여자월드컵에서 3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이번 U-17대회에서는 첫 결승 진출에 이어 우승으로 세게 정상에 오르게 된 것이다.

그동안 무관심과 열악한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열심히 뛴 선수들과 이들을 이끌어 준 감독과 코치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뒷바라지를 아끼지 않았던 가족들의 노고에 찬사를 보낸다.

 현재 대한축구협회에 등록된 여자축구팀은 실업팀 7개를 비롯해 모두 65개팀에 선수는 1천450명에 불과하다. U-17 대회 주력선수들인 고등학교의 경우 16개팀 345명이라고 한다.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우리에게 패배를 안겼던 독일은 성인팀만 5천개를 웃돌고 등록선수는 105만명을 넘는다.

현재 우리나라 안의 현실을 살펴보면 여자축구의 풀뿌리라 할 수 있는 초등학교팀이 금년에만 4개나 사라졌다. 클럽축구 시스템의 정착 등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정책을 하루빨리 마련하고 유망주들과 지도자들에 대해 집중적인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국민들은 또다른 FIFA 주관 경기에서도 한국여자축구팀이 우승하고 대한민국의 위상이 세계 속에 드높여져 지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