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별로 좋은 기억이 없는 분들이라면 2010년이 기쁨의 돌파구가 열리는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2010년도는 지방자치제 선거를 비롯하여 세종시와 같은 국내문제뿐만 아니라 축구팬들이 기대하는 남아공월드컵과 벤쿠버 동계올림픽이 기다리고 있다.

교계 역시 뜨거운 감자인 ‘사랑의 교회’건축부터 ‘조용기 심장병원’, ‘평양과기대’ 등 여러 가지 건축 이슈들과 더불어 WCC에 대한 토론이 해를 넘겨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새해에 우리에게 소망이 있다면 올해는 한국교회가 미래를 내다보며 부흥을 사모하는 해가 되기를 기대 해 본다.

한국교회는 지난 2009년도에 훌륭한 어른들을 많이 잃었다. 김준곤 목사, 정진경 목사 등 개신교계의 원로와 가톨릭의 김수환 추기경 등이다. 이분들은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나침반 역할을 하셨던 분들이다.

이분들의 바램은 민족복음화와 성시화 그리고 50년 뒤에도 변함없이 하나님만 바라보는 한국교회였을 것이다. 아무쪼록 올 한 해는 미래를 내다보는 한국교회가 됐으면 한다.

그렇다면 2010년도 한국교회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우선적으로 한국교회가 신뢰도면에서 많은 것을 상실한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은 ‘신뢰회복’이다. 작년 기사를 보면 한국교회에 대한 신뢰도는 천주교(35.2%), 불교(31.1%)보다 못한 18%로 조사됐다.

안티 기독교에서는 기독교 폄하를 넘어선 과격한 표현까지 써가며 교회의 폐쇄성과 윤리성을 말하고 있으며 대형교회 하나가 지역에 들어서는 순간 개척교회들은 설 자리가 없어져 버리는 이른바 ‘건축 쓰나미 현상’까지 겹쳐 자년에도 3000여개가 넘는 개척교회가 문을 닫았다. 사랑의 교회가 교회를 이전하겠다고 했을 때도 가장 크게 우려했던 부분이 바로 이거였다.

그 막대한 건축비도 문제지만 그렇게 큰 규모의 교회를 건축할 경우 인근의 다른 개척교회들은 아예 문을 닫게 된다는 것이다.

그럴 바에야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지금의 자리에서 예배를 드리고 그래도 몰려드는 분들은 지역의 건전한 교회로 인도한다면 너도 살고 나도 사는 교회문화가 반드시 정착될 것이다.

그리고 막대한 건축비로 책정된 재정들은 미자립교회를 위해 사용하거나 이웃을 위한 구제에 사용한다면 상당수의 국민들이 교회를 찾는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다.

물론 행위로써 구원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작년에 김수환 추기경의 죽음을 보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가톨릭에 대한 신뢰감이 높아졌고 주저 없이 성당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 분이 남긴 가장 인상 깊은 말은 자신이 성경을 읽던 중에 예수님께서 ‘나를 따르라’고 하셨고 ‘내가 마시는 잔을 너희도 마시겠느냐?’ 하는 구절을 보면서 예수님의 삶을 반추해 보고 그대로 실천했기 때문이라는 말이었다.

추기경의 그 한마디는 곧 신뢰로 이어졌다. 반면 교회는 사람들이 떠나간 빈자리를 채우기에 급급한 형편에 놓여지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무리를 해서라도 교회를 크게 짓기 위해 동분서주 하면서 마치 아파트 브랜드를 선호하듯 ‘나는 00교회에 나간다’ 라는 일종의 자부심을 갖게 되는 기현상마저 일어났다.

그렇다면 작은 교회는 구원을 받지 못하고 예수님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인가?

우선 지역의 작은 교회부터 살리고 난 후 그 다음에 뭔가 사회를 향해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교단 간의 강단교류나 연합도 활발했으면 좋겠다.

한국교회는 1959년 이후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분열 되었다.

그 이전에도 신사참배 문제나 기타 여러 가지 문제로 분열됐던 한국교회지만 아직까지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지금의 구조로는 미래가 어둡다고 생각한다.

난립된 무인가 신학교들도 그렇고 독립교회 등 여러 가지 목사 안수 시스템 때문에 목회자들의 질도 많이 떨어져 있는 상황이다. 교단끼리 통합을 얘기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더 많은 수로 갈라지r 있다. 남북한도 만나는 이 때에 강단의 교류조차 금지되고 통합찬송가 안에서도 특정교단은 부를 수 없는 찬송가가 존재한다면 그 누가 한국교회를 신뢰하겠는가?

아무쪼록 새 해에는 한국교회가 먼저 사회와 국가에 모범이 되는 해가 됐으면 한다. 무엇보다도 신자는 교회의 직분을 가릴 것 없이 사회 곳곳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올해는 세계적인 스포츠 경기나 지방자치제 선거에서 많은 크리스천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의 모습 속에서 소망 있는 한국교회의 미래가 발견되기를 바란다.

2010년 새해는 덕담과 기쁨의 간증을 나누는 사설로 마무리 짓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언론의 역할도 중요할 것이다.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대안을 제시하며 진짜 이단에게는 할 말을 하되 무고한 사람이 피해를 입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우리 한기총신문의 어깨가 무거워 지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