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잊고 가끔은 기억하며

고운 향기 품고 보낸 나날들

우러러 그리움이 들꽃처럼 피어나면

다가서는 저녁 그림자 그대인양 하여

가슴에 들키지 않는 이야기 하나 안고

그대 오는 길목에 물방초로 피고 싶음이야

기다리는 일처럼 속 아리는 일 없다지만

지난 세월 못 잊는 인연의 깊이에

깊은 겨울 애달픈 수액으로 감아올린 그리움

드러낼 수 없는 사랑으로 메인 가슴엔

서럽도록 시린 내 순수여!

겨울은 봄을 안고 있기에 기다리고

삭풍에 떨면서도 꽃은 피듯이

북새에 제 몸 내주고 흔들리는 풀잎 되어

아직 살아보지 못한 삶의 주위에

기다리면서 싹을 틔우는 여린 사랑 하나

그리움마저 희미해질 때까지

천 년 만 년 우뚝 선 기다림 뒤에는

참사랑 오려나!

그때 홀연히 네가 오려나!

바람의 안부에도 귀를 기울린다

귀뜸이라도 해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