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19.10.30 수 09:50
 
로그인 |  회원가입
 | 전체기사보기 | 기사제보
특별자치도, 지방선거
> 뉴스 > 뉴스 > 문화
     
박동규 교수가 전하는 박목월의 시와 삶
"가난과 가족, 기독교적 삶의 태도가 아버지 박목월 시의 원동력"
2010년 06월 09일 (수) 15:46:32 한기총신문 webmaster@ccnkorea.com
   

박동규 교수(서울대 명예교수)가 청록파 시인으로 잘 알려진 부친 박목월 시인의 시와 삶을 풀어놨다. 지난달 27일 밤 서울 마포구 합정동 100주년기념교회(담임목사 이재철)에서 열린 양화진문화원(명예원장 이어령) 목요강좌에서다.

박동규 교수는 “입으시던 여섯 벌의 내복은 구멍으로 성한 곳이 없고, 겨울이면 잉크가 얼어 입으로 녹여서 쓰느라 입술이 퍼렇게 물드셨던 아버지. 비단보다 섬세하고 부드럽고 인정 많으셨던, 언어 속에 감춰진 정서를 끌어내신 분”이라며 박목월 시인을 회고했다.

"받고 싶은 선물을 말할 수 있는 크리스마스 때, 그렇게 갖고 싶었던 구두를 차마 말을 못하고 방에 들어와 우는데 아버지께서 오셔서 날 들춰 보시더니 ‘이 녀석 울고 있었구나. 철이 들었구나, 철이 들었어.’라고 하시며 나와 함께 오래 우셨습니다.”라며 어려웠던 어린 시절을 추억했다.

그는 “불쌍한 아버지 얼굴만 봐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철이 듭디다. 감수성의 더듬이가 가슴 저 깊은 곳까지 닿아 그것을 끌어올려 시로 표현하신 분. 우리가 산다는 것은 이런 인식과 정서를 내 스스로가 만드는 것이지, 동물적으로 본능적으로 자식을 그냥 키워가는 것은 아니란 말입니다.”라며 따뜻하고 헌신적인 아버지로 한 생을 사셨던 박목월 시인의 작품들을 소개했다.

또한 "무엇이 풍족한 삶인지 아는 삶을 살기를 바란다"며 박목월 시인의 기독교적 삶의 태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아버지가 감성이 여리시기 때문에 상처 받을 때마다 신의 존재로부터 그 치유를 받았습니다.”라고 전했다.

양화진 문화센터에서 만난 박동규 교수는 박목월 시인의 시와 삶을 적절히 조합하여 이야기를 꾸려갔다. 그는 “잘 곳이 없어 4개월을 학교 온실에서 생활한 아버지가 맨 땅에 가마니를 깔고 누워 밤하늘을 보니까 별이 때로는 친구가 되고 이불이 되더랍니다. 그래 별과의 이야기를 적어보자. 아버지 여섯 살 때 이야기입니다.”라며 박목월 시인이 시를 쓰게 된 동기를 밝혔다.

“아버지께서 어느 여름 논둑길에 접어드는데 논둑을 덮어놓은 진흙을 밟으니 신발이 찍히는 것이 아니라 발바닥 모양이 찍혔습니다. 신발 밑창이 다 헤어져 맨 발바닥 자국이 남은 것입니다. 그 발바닥을 보니 발금이 꼬불꼬불 남도 삼백리.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처럼 살고 싶은 심정을 그리시게 된 겁니다.”라며 전망과 지향이 내재된 것이 박목월 시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와 할머니의 신앙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그가 소개한 박목월 시 ‘어머니의 언더라인’의 한 구절이다.

‘유품으로는 그것뿐이다. 붉은 언더라인이 그어진 우리 어머니의 성경책. 어머니가 그으신 언더라인은 당신의 신앙을 위한 것이지만 오늘은 이순의 아들을 깨우치고...(중략) 당신의 신앙이 지팡이가 되어 더듬거리며 따라가는 길에 내 안에 울리는 어머니의 기도소리.’

박동규 교수는 “나는 이 기도를 좋아합니다. 여러분은 세상 떠나갈 때 뭘 남기고 싶으세요? 그 줄쳐진 말씀 속에서 내가 잘못한 것을 뉘우치는 방법, 엎어졌다 일어나는 방법을 깨우친 것 아니겠습니까.”라며 자연과 인간과 신과의 관계를 통해 모든 이야기를 하고자 했던 신앙인으로서의 아버지를 회고했다.

한기총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 한기총신문(http://www.cc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신문사소개 · 기사제보 · 광고문의 · 불편신고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홍은동 189-45 | 전화: 02)395-9151-7 | 팩스: 0303-0144-3355
(주)한기총신문 발행인.편집인: 진동은 | 등록번호: 서울아 01119 | 청소년보호 책임자 : 진동은
Copyright 한기총신문. all right reserved. mail to ccn01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