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천안함 침몰 관련 발언이 정치권에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민-군 합동조사단(이하 합조단)의 20일 천안함 침몰 원인 발표 이후 민주당 등 좌파 정당들과 한겨레신문-경향신문-오마이뉴스 등 좌파 매체들이 북한을 감싸고 우리 정부를 공격하는 여론몰이를 진행 중인 상황이기에 더욱 눈길을 끈다.

박 전 대표는 6.2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0일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 현풍시장을 찾은 자리에서 천안함 발표에 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통령께서 (북한의 소행이라고) 판명이 난 마당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말씀하셨다.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러하리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해 천안함이 침몰했다는 합조단 조사 결과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또 그는 향후 대응에 대해서도 “모든 정보를 정부에서 많이 파악하고 잘 알고 있으니 가장 좋은, 합당한 방법으로 정부가 판단하리라 생각한다”고 정부를 신뢰하겠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박 전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을 위해 지원유세를 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그러나 친박 진영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가 전면적인 지원유세 및 후보 격려방문은 불가능하더라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우파 결집에 도움이 되는 ‘간접적 지원’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해 왔다.

따라서 박 전 대표의 이번 발언은 민주당 등 좌파세력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여론몰이에 맞서 이명박 정부에 힘을 실어주면서 좌파 후보단일화에 대항하는 ‘범우파 결집’을 간접적으로 촉구한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친박계 인사는 “현재 박근혜 전 대표는 세종시 수정 등 당 지도부와의 입장 차이로 인해 지원유세를 하기엔 명분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우파와 한나라당의 승리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서 우파 유권자들을 결집시키는 형태의 간접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