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일은 지방선거일이다.
건국 이래 유래 없이 8명의 후보를 동시에 찍어야 하는 유권자들의 입장에서는 이번처럼 혼란스러운 선거는 없을 것이다. 특별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뽑는다는 교육의원의 경우 정당명이나 기호도 없이 이름에 투표를 해야 한다는 것이고 정당들이 난립하여 들어보지도 못한 정당들도 많은 것 같다. 그런데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이번 선거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가장 중요한 선거라는 점이다. 천안함 사태와 전직대통령 서거1주기라는 특수한 상황이 맞물려 있는 가운데 특히 ‘안보문제’가 화두가 되면서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천안함 사건은 대한민국의 ‘주적’이 누구인지를 극명하게 보여 준 사례였다. 그런데 야당의 주장들은 국민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사실 지난 10년간 정권을 잡으면서 ‘퍼주기’논란 속에 대한민국의 ‘주적’개념을 모호하게 만들었던 주체로서 이제 와서 대통령과 내각의 총사퇴를 운운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북한’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도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공격의 실체가 분명해지고 국제사회가 규탄분위기로 돌아서자 말 바꾸기를 하더니 그 책임을 현 정부에 떠맡기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외세의 침략으로 인한 국난의 책임을 정부에게 추궁하는 비겁한 야당은 없다. 이러한 논리라면 지난 태평양 전쟁 당시 진주만 기습을 당한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과 내각도 총사퇴를 해야 했을 것이고 덩케르크에서 철수한 처칠의 내각도 총사퇴를 해야 했을 것이며 기습 남침을 당한 이승만 대통령과 내각도 총사퇴를 하고 사과를 했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가해자 보다 오히려 얻어맞은 피해자가 사과하고 책임지라는 일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천안함 사태에 대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북한의 책임을 물었지만 김정일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다. 지난 20일 민군협동조사단의 조사결과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임이 명백히 드러나면서 그동안 이 대통령이 밝힐 담화문에 김정일을 직접 명시할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이 때문에 언론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엇갈린 추측성 보도가 잇따라 나오기도 했다. 김정일을 거론하지 않은 것은 일부 좌파언론의 주장과 같이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뜻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쪽으로는 채널을 열어놓되 천안함 침몰이 김정일을 포함한 어느 특정 개인의 문제에 국한된 게 아니라 북한체제 전체를 향한 책임추궁인 셈이다. 또 이번 사태를 계기로 북한의 변화를 촉구하고 이어 남북관계의 패러다임 전환을 천명하면서 그 대상을 김정일이 아니라 북한체제 전체로 넓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북한의 책임 부분에 대해 이 대통령은 담화문에서 "북한당국에 엄중히 촉구한다"며 "북한은 대한민국과 국제사회 앞에 사과하고 이번 사건 관련자들을 즉각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일을 직접 거명하는 대신 `북한 당국'이라고 범위를 넓혀 포괄적인 책임을 물은 것이다.
즉, 이 대통령이 천안함 사태에 대한 사과와 관계자 처벌을 요구한 만큼 김정일에게 이번 도발을 스스로 수습하고 향후 남북관계를 전환 하는 한편 남북관계에 마지막 숨통은 틔워놓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얘기다.
그런데 일부 언론들과 야당은 북한의 이 같은 도발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고 도리어 ‘MB정권 심판’을 운운하고 있으니 결국 그 심판은 국민의 몫으로 떨어졌다고 밖에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듯하다. 국민이 표로 심판해서 그 잘못이 누구에게 있는지 가려내야 한다는 것이다. 고로 이번 선거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으로 남았다고 할 수 있다.
투표로 심판하는 수  밖에는 별 도리가 없는 셈이다.
국민의 정서는 이미 여론조사로 보나 북한의 소행으로 보나 안보의 방향으로 기울어진 것 같다. 그러나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된다. 우리는 이미 수차례의 선거를 통해 유권자의 방심이 어떤 결과를 가져 왔으며 그 고통의 댓가가 어떤 것인지 지켜보았다.
특히 대한민국의 장래는 교육에 달려있다.  그런 의미에서 교육감, 교육의원 선거 역시 매우 중요하다. 좌파 전교조 진영의 후보들이 많은 지역에 전략출마를 했다. 그들이 노리는 건 기독교 사학의 정체성이다. 종교교육을 폐지하는 것은 기본이고 자신들의 좌파적 교육철학을 뿌리 내리려 하고 있다. 전교조가 합법화 된 이후 교육 받은 세대들이 성인이 되고 사회인이 되면서 대한민국의 정체성이 많이 흔들린 것이 사실이다. 이를 바로 잡는 건 투표밖에 없다. 국민의 여론을 눈으로 확인시켜 줄 유일한 도구와 수단은 선거이기 때문이다.
여론조사는 여론조사로 끝이 나지만 선거의 결과는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
특별히 교육의원의 경우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때문에 정당명도 기호도 없이 이름만 보고 투표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성실하고 양심적인 후보들이 누구인지 지금이라도 우리는 좀 더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투표를 통해 참과 거짓을 가려 공법을 물같이 정의를 하수같이 흘리는 대한민국이 되도록 우리 모두 기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