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7일 천안함 침몰사건이 북한의 소행으로 굳어져 가고 있는 상황에서도 민주당 지도부가 6자회담 재개를 주문한데 대해 “유력 용의자가 도망가고 숨을 길을 터주는 셈”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조해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민주당 지도부가 이 시점에서 6자회담 재개를 주장하고 나오는 것은 북한의 천안함 물타기 전술에 동조하는 결과가 될 수 있는 부적절한 주장”이라며 “국제사회에서 천안함 침몰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북한이 범죄행위를 은폐하고 책임을 면피하는 수단으로 들고 나올 가능성이 있는 것이 6자회담 복귀선언”이라고 말했다.

논평은 “6자회담 주요 당사국인 한미 양국 정부는 북한의 ‘범죄 후 도주·은닉’ 행위를 막기 위해서 천안함 사태 해결 전에는 6자회담 재개가 불가하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잘 아는 민주당이 6자회담 재개를 주장하고 나오는 것은 천안함 군사테러의 유력한 용의자인 북한으로 하여금 도망가고 숨을 길을 터주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또 “민주당이 대한민국의 공당으로서 진실로 국민의 생명과 나라의 안위를 걱정하는 정당이라면 이런 일을 해서는 안 된다”며 “민주당은 사태 초기부터 ‘북한배제론’, ‘과실사고론’을 펴면서 북한을 비호했고, 미 함정과 천안함 충돌론을 주장하는 사람을 민군조사단에 넣었다가 철회하는 일까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일은 순국한 46용사에 대한 도리도 아니고, 유가족들에 대해서도 해서는 안 될 일을 하는 것이며, 제1야당이 국가안보에 걸림돌을 놓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며 “민주당이 책임 있는 정당이 되려면 국가안보에는 여야나 정파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천안함 사건의 원인규명과 문책응징에 초당적으로 동참하는 것이 옳은 태도”라고 충고했다.

앞서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는 전날 고위정책회의에서 “이명박 정부는 ‘선천안함 해결, 후6자회담’이라는 원칙에 함몰되다 보면, 결과적으로 6자회담의 훼방꾼으로 인식돼 국제적인 고립을 자초할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며 “천안함 사건과 6자회담을 투 트랙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원내대표는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은 지난번 함수 부분을 인양한 후 ‘외부 충격에 인한 비접촉 수중 폭발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에서는 공식 선언을 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의 소행으로 단정하고 상황을 끌고 가려 해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북한을 노골적으로 감쌌다.

이어 “이것이야말로 6.2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일종의 선동 정치고, 사실상의 선거운동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6자회담과 관련된 진전된 상황에 대해서도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은 ‘북한 소행으로 단정해 놓고 그것에 맞춰 몰고 가려는 것 아닌가’ 하는 강한 의혹을 받게 할 뿐”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