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를 주제로 교계 내에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WCC 이해에 관한 교단 간의 극명한 입장 차를 보여주는 설문조사가 발표돼 눈길을 끈다.

월간 <목회와 신학> 4월호는 정기구독자 341명을 대상으로 목회자들이 WCC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응답자들은 ‘WCC의 신학적인 입장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51.03%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반면에 ‘전적으로 지지한다’(13.49%), ‘일부 문제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받아들인다’(34.02%) 등 찬성하는 입장의 답변도 47.51%로 나타나 반대 입장과 팽팽하게 맞섰다.

하지만 팽팽한 입장 내면을 들여다보면 WCC에 대한 입장이 교단별로 극과 극을 달리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장 많이 응답한 4개 교단(예장합동, 예장통합, 감리교, 예장고신)의 의견을 살펴본 결과, 예장합동과 예장고신은 ‘반대한다’는 의견이 각각 91.75%와 75%로 월등히 높게 나타난 반면 예장통합과 감리교는 ‘대체적으로 지지한다’는 의견이 각각 51.95%와 61.76%로 가장 많았다.

연령대별 조사에서는 ‘찬성’과 ‘반대’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반대 견해가 다소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30대의 경우 ‘찬성’(‘대체적 지지’와 ‘전적 지지’를 합침)이 44.82%, ‘반대’가 53.45%였으나 △40대는 ‘찬성’이 48.69%, ‘반대’가 48.68%, △50대는 ‘찬성’이 47.24%, ‘반대’가 51.97%였다.

WCC 찬성과 반대의 구체적인 이유를 묻는 질문에 찬성 쪽 응답자들은 ‘성경적 교회 연합 추구’를, 반대 쪽 응답자들은 ‘종교다원주의 성향’을 가장 많이 꼽았다.

찬성 의견에서는 ‘성경적 교회 연합 추구’(56.52%) 다음으로 ‘교회의 사회참여 역할 확대’(34.78%)라고 답한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반대 의견에서는 ‘종교다원주의 성향을 보이기 때문’(91.95%)이라는 답변이 절대적으로 많았고, ‘개인 구원 전도에 소홀하기 때문’(2.87%), ‘교단의 방침이 그렇기 때문’(1.7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이와 관련 WCC를 일부 지지한다는 응답자들은 WCC의 문제점으로 ‘자유주의적 성경 해석’(47.42%), ‘비성경적 성령론’(29.31%), ‘과격한 인권 주장’(9.48%) 등을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WCC 총회의 한국 개최에 관해서는 ‘일부 문제가 있지만 반대하지 않는다’ 39%, ‘찬성한다’ 29.03%로 ‘반대한다’(31.97%)는 의견을 훨씬 앞섰다.

WCC 총회 개최가 한국교회에 끼칠 영향을 묻는 질문에는 ‘교단별 대립이 심화될 것’(39.59%)이라는 우려의 목소리와 ‘한국교회의 세계적인 위상을 높일 것’(37.24%)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비슷하게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