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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정의로 신앙척도 바뀐다

송준인 목사 "교인들의 탄소배출량, 신앙 척도로 측정해야"

2010년 01월 11일 (월) 12:35:38

한기총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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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먼 곳에서 차타고 교회오면 믿음이 좋다고 했는데, 요즘에는 그게 다 환경을 오염시키는 탄소배출이라고 말한다.”
청량교회 송준인 담임목사(총신대 교수)가 제2회 목민기념강좌에 발표자로 나서 ‘생태정의’(Eco-justice)에 대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송 목사는 “생태정의는 모든 사람을 위한 건강한 환경과 정의를 보호하고 증진시키는 것”이라며 “경제적인 문제들과 환경적인 문제들이 서로 다른 범주가 아니라 동일한 문제의 두 가지 측면을 말한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윌리엄 깁슨(William E Gibson)의 정의를 비중있게 소개하며 “번성하는 지구 상에서 인류의 복지는 물질적인 풍요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 환경의 보존에 의존한다는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덧붙여 송 목사는 “모든 피조물은 나름대로 하나님께 소중하고 여전히 하나님의 소유물”이라며 “지구 상에서 정의란 언제나 생태정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간이 교만과 탐욕으로 이 지구와 이웃 사람들에게 끼친 악 영향을 인식하고, 겸손한 청지기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이어 송 목사는 지금의 지구를 “몸살을 앓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대 산업주의와 소비주의가 지배세력인 소수의 안락과 방종을 만족시키기 위해 환경과 사람들에게 지나친 요구를 하기 때문. 반대로 지배를 받는 다수의 사람들은 충분한 식량과 자원을 얻지 못해 신음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지구가 생태정의와는 반대로 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그는 “오늘 날의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신앙의 척도가 생태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생활 방식으로 살아가는가”에 달려있다고 봤다. 생태정의에 따라 사는 것이 곧 신앙의 신실함을 보여주는 표현이라는 것이다. 더 이상 새벽예배에 자동차를 타고 오는 것이나, 먼 거리를 오가며 교회에 출석하는 것들이 신앙의 성숙을 말해주는 척도는 아닐 수 있다는 것.
한편 송 목사는 “이 세대에 생태정의를 성취하기 위한 세계적인 방안을 강구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그런 획기적인 방안을 강구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그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소비주의와 경쟁심으로 살아가더라도 그리스도인들만은 생태정의를 추구하는 삶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삶의 영역에서 할 수 있는 작은 일들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송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청량교회는 일회용제품 사용이나, 음식물 쓰레기 처리 등에 대한 규율이 엄격하다. 합동 측 교회로는 드물게 환경운동에도 앞장 서왔다. 평범한 듯한 운동이지만, 이러한 삶이 교회에 더 익숙해질수록 지구가 생태정의로 바뀐다는 믿음인 것이다. 이 재단의 이사장인 박영신 녹색연합 상임대표(연세대 명예교수)는 “생태계 파괴에 따라 인류가 위기와 종말을 내다보고 있다”며 “한국 교단과 각 신학교들이 교회 성장에 관련된 세미나만 개최할 것이 아니라 이러한 문제에도 귀 기울이고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날 기념강좌를 주최한 재단법인 목민은 예장합동 제70회 총회장을 지낸 박명수 목사를 기념하는 재단으로, 농어촌교회 지원, 목민학사 지원 및 우수학생 장학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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