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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선 NLL 불법조업 차단을 위한 ‘남북공동어로수역’ 제안에 대하여
김성만 /예, 해군중장(재향군인회자문위원․ 前 해군작전사령관)
2016년 06월 21일 (화) 15:59:33 한기총신문 webmaster@ccnkorea.com

"남북공동어로수역을 설정해도 되는 것인가? 결론부터 정리하면 국가안보를 위해 좋은 방안이 아니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역을 ‘남북공동어로수역’으로 지정하자고 제안하면서 정치적 파장이 일고 있다. 김 의원은 14일 보도 자료에서 “NLL 인근 해역에서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이 기승을 부려도 우리 어민은 두 눈 뜬 채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공동어로수역 설치를 제안했다.

 김 의원은 “남북 간 공동조업구역을 설치함으로써 우리 어선의 조업 활동범위도 확장하고, 중국어선의 진입을 사실상 봉쇄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3선의 김 의원은 이에 더해 “중국어선으로부터 받고 있는 입어료 등 수입으로 인해 북한 당국이 이 문제에 소극적으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남북 간 수산물 교역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어민들과 시민단체도 “서해5도 주민과 북한 어민들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꼭 필요하다”며 이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 남북공동어로수역을 설정해도 되는 것인가? 결론부터 정리하면 국가안보를 위해 좋은 방안이 아니다. 노무현 정부는 ‘남북 간 무력충돌 예방, 중국어선의 NLL근해 불법조업 차단, 어민 소득 증대’ 등을 위해 2005년경에 남북공동어로수역을 추진했다. ‘서해 공동어로수역 설정’은 통일부에서 추진한 서해평화정착 방안으로서 2005년 6월의 제15차 남북장관급회담과 7월의 남북수산협력실무협의회에서부터 논의되었다. 2007년 10월의 남북정상선언에도 추진하기로 합의한바 있다.

 그래서 우리 정부는 정상회담 후속조치를 위해 2007년 11월~12월에 개최한 남북총리회담, 남북국방장관회담, 남북장성급회담에서 ‘NLL을 기준으로 하는 남북 등거리·등면적(안)’을 제안했다. 그런데 북한은 이를 거부하고, ‘NLL 이남(NLL-북한주장 해상경비계선) 우리 영해에 공동어로수역을 설정하는 방안’을 요구했다. 이는 해상휴전선인 NLL을 무효화하는 것이라 합의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설령 북한이 우리 정부(안)에 합의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있다.

① 북한에는 해양경찰이 없고 북한어선은 정보수집활동을 한다.

 어로수역을 ‘평화수역’으로 지정하여 해양경찰을 배치한다는 구상인데 북한에는 해양경찰이 없다. 우리 해양경찰 함정은 북한군 함정에 비해 무장이나 성능에서 열세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2013년 7월 11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주장대로 그곳에서 해군력을 빼고 경찰력만으로 경비를 서게 된다면 결국 북한해군만 우리 수역에서 활동하게 되는 것”이라며 “그 결과는 북한 해군력이 덕적도 앞바다와 인천 앞바다까지 들어오게 되는 굉장히 위험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어선은 군(軍) 소속으로 정탐행위를 병행한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김진무 박사는 “어선은 사실상 북한군이 운용하는 함선으로 봐야 한다”며 “수일간 수십 차례 월선한 것은 상부 지시에 따른 조직적인 행태”라고 분석했다. 북한군은 제2연평해전(2002.6.29) 기습도발 수일 전에 우리해군의 근무경계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어선들을 내보내 일부러 NLL을 침범하게 했다. 이들 어선에는 어민으로 위장한 인민무력부 정찰국 소속성원들이 타고 있었다.

② 해상충돌이 잦아질 수 있다.

 어로구역이 설정되면 많은 북한 함정이 북측어선을 통제하기 위해 남하하게 된다. 탈북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1개 어로구역에 최소한 4척이 투입된다. 5개 구역에 20척이다. 공동어로구역의 남단(서단)에서 어선을 감시하게 된다. 공동어로구역 남단(서단)에는 평상시와 같이 우리 경비함정이 위치하게 된다. 이는 서해5도 방어, 주변어장에서 조업하는 우리 어선에 대한 통제, 서해5도를 왕래하는 화객선(화물선·여객선)을 보호하기 위해서 불가피한 조치다. 지금도 그렇게 하고 있다.

 따라서 다수의 남북 함정이 서로 근거리에서 대치하게 된다. 함포의 유효사거리가 4~10km임을 고려하면 해상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기회가 지금보다 더 많아진다. 북한의 과거행태와 호전성을 고려할 때 해상충돌이 잦아질 수밖에 없다.

③ 서해5도의 방어종심(防禦縱深)이 줄어든다.

 서해5도는 도서가 작아서 대규모 병력이 상주할 수 없다. 공군기지는 아예 없다. 해군함정 모항인 평택기지도 멀리 위치하여 북한에 비해 불리하다. 지리적으로 이들 도서가 북한에 인접해 있는 것도 우리에게는 군사작전상 큰 약점이다.

 그런데 도서에 인접한 위치에 공동어로구역이 설정되어 이곳에 북한(무장)어선이 오고, 어선으로 위장한 북한함정이 와서 기습으로 상륙을 한다면 이를 해상·육상에서 차단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다. 어선군(漁船群)에 함정이 포함되어 이동할 경우, 우리가 가까이 접근하여 육안으로 식별하기 전에는 이를 확인할 수가 없다. 가능한 빨리 북한 함정으로 식별을 하더라도 조기경보에 여유가 없다. 저시정(안개, 비, 눈)일 경우 식별은 아예 불가능하다. 북한함정은 소형으로 어선 크기이고 30~50노트(55~92km)고속이다. 북한은 100여척의 고속상륙정을 서해5도 인근에 배치하고 있다. 그래서 이 도서를 지키는 해병대의 전우회가 서해평화협력지대 설치(공동어로구역 설정)를 그토록 반대한 것이다.

④ NLL의 비무장 고유기능이 소멸된다.

  NLL은 육상 MDL과 같이 군사분계선이고 주변해역은 비무장 수역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동안 남북한은 NLL을 기준하여 일정 범위내로 함정·항공기·선박의 접근을 자제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비무장 수역을 형성해 왔다. 우발적인 무력충돌을 막기 위해서다.

 이런 기능이 지난 60여 년간 잘 준수되어 왔다. 지금도 그렇다. 만약 어로구역이 우리의 요구대로 NLL을 기준하여 설정되더라도, 정전체제를 보장해온 비무장 기능이 보장되지 않는다. 그래서 어로구역을 설정하면 NLL기능이 손상되면서 서서히 분쟁수역으로 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위와 같이 남북공동어로수역 설정은 국가안보 차원에서 해서는 안 된다. 중국어선의 불법조업 차단을 위해서는 NLL 수역에 ‘인공어초’ 설치, ‘군사통제수역’ 설정 등을 검토해야 한다. 해군과 해경 전력을 증강하여 나포작전을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국방부가 공동어로수역 설정에 따르는 문제점을 국민에게 설명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kon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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