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새해가 밝았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 올 해 대한민국의 화두는 ‘소통’에 두고 있다. 작년 한해 대한민국은 온통 종북세력들의 국가 흔들기로 이어져 국민간 ‘불통’을 만들어냈다. 일부 종교인들 역시 이러한 ‘불통’에 일조했다. 화해와 화합에 힘 써야 할 한국교회가 오히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과 같은 행보를 보이면서 국민화합을 해쳤다는 얘들이 나온다. 게다가 한기총 같은 단체들은 정략적으로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고 애쓰며 역시 ‘소통부재’에 시달렸다. 한 마디로 말이 통하지 않으면 ‘제명’이라는 이름으로 아예 소통을 거부하는 행태를 보였다. 경향교회 같은 경우는 설립자가 총회에서 제명당하는 초유의 사태도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불통 중에서 가장 큰 불통은 종북성향과 종교다원주의로 문제가 많아 대다수 한국교회가 반대했던 WCC 부산 총회였다.

WCC 한국총회는 그저 ‘돈 잔치’로만 끝났다. CBS기독교방송 같은 종북성향의 교계언론과 일부 진보적 성향의 교계기자를 제외하고는 한마디로 ‘불통’이 무엇인지 또한 그들만의 잔치가 어떤 것인지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사실 한국의 80년대 신학대학들은 진보와 보수의 논쟁으로 몸살을 앓았다. 심지어 감신대학교 같은 경우는 노선의 차이를 놓고 진보와 진보끼리 대자보 논쟁을 버렸다. 이 시절, 진정한 신학생 배출은 신학교들이 했다. 조금 성적이 높은 신학생들은 미국이나 독일로 유학가려고 준비 중이었고 소명의식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한국교회가 가장 성장하는 시기였음에도 사명자 발굴에는 실패한 것이 이 시기였는데 이대 배출한 많은 운동권 목회자들이 지금 한국교회의 기성교회에는 많이 포진되어 있다는 점이다. 또한 이들이 교계의 단체에서도 많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이 교계의 몇몇 어른들을 위원장으로 모셔 놓고 자신들만의 의제를 가지고 자화자찬의 행사를 치뤘다는 시선을 피할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운동권들이 그랬다. 늘 자신들만이 옳다고 여겼다. 자신들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과는 철저하게 ‘불통’했다. 이들이 이러한 사고를 가지고 개혁을 하자고 외쳤으니 개혁이 될리 없었다. 성공한 혁명과 개혁은 소통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그들은 몰랐던 것이다. 그저 옳다고 여기면 무조건 싸우자고 덤벼들었다. 이들이 생각하는 신학이 전부였고 최고였다. 그러나 정작 교회의 성도들은 그들의 주요한 관심사에는 관심이 없었다. 말씀에 갈급했고 삶이 각박했고 교회에서 위로를 받고 싶었지 고민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운동권들은 이를 ‘기복신앙’이라 하여 맹비난했다. 이들이 결국 성장하여 WCC 총회라는 어처구니 없는 행사를 주최했다. 그것도 철저하게 한국교회와 국민들에게 전혀 공감이 가지 않는 그들만의 행사를 ‘화려하게’ 치뤘다는 것이다.

한국준비위가 최근 해단식과 함께 종합보고서를 발간하고 각국 사업보고와 재정보고를 기록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2011년 8월31일 한국준비위 출범 이후 2013년 12월27일까지 제10차 총회 관련 지출이 무려 73억9000여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미지급금 내역이 5억2700여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돼 총액 80억 원 가까이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잔고는 한국준비위 예산이 1억4898만원, 국고보조금이 1615만원 남았으나 국고보조금은 국가에 돌려줘야 하는 금액인바 한국준비위 잔고로 미지급금을 처리한다고 계산할 때 3억8000여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역대 WCC 총회 중 가장 많은 재정을 들여서 부끄럽다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김근상 주교의 말에 수긍이 가는 부분이다. 적자를 메꾸기 위해 총회 이후 김삼환 목사가 예장통합 총회 산하 대형교회들을 방문하며 후원을 요청했지만 호응이 없었다고 한다.

WCC 제10차 부산총회가 마무리된 지도 2달여에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일치와 화해를 내세웠지만 주최국인 한국교회는 보수와 진보의 갈등이 더욱 선명해졌고, WCC 총회로 인한 어떤 긍정적인 효과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도 총회에서 무얼 했는지 아는 교인들이 없다. 심지어 소속 교단들에 속한 교회들조차 총회가 열렸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이번 부산 총회는 8천5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를 주제로 열렸다. 부산 총회는 예배와 기도회, 성경공부, 주제별 전체회의, 에큐메니컬 좌담, 워크샵과 전시회 등으로 구성되는 마당 프로그램, 세계 에큐메니컬 신학원 등이며, 에큐메니컬 운동의 주제별 전체회의는 주제회의, 아시아회의, 선교회의, 일치회의, 정의회의, 평화회의로 나눠 진행했다. 또한 교회의 일치와 선교 문제를 다루는 에큐메니컬 좌담은 ▲한반도 문제 ▲중동 평화 ▲생명과 정의와 평화를 향한 도덕적 분별 ▲인간 안보 ▲교회 안의 여자와 남자 공동체 ▲아동 권익을 위한 연대활동 ▲기후변화와 생태 환경 정의 등 21개 세부 주제를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불교계까지 초대하는 등 법석을 떨었지만 정작 알려진 건 없었다.

한국준비위는 WCC 총회 개최를 계기로 한국교회가 세계교회와의 교류 속에 더 큰 생각과 그림을 그리기 원했지만 아직 성과는 확인된 바 없다. 처음의 취지처럼 한국교회의 일치와 연합은 여전히 한국교회의 과제로 남겨져 있는 상태다. 오히려 그들만의 불통이미지는 더욱 굳어졌고 80억원이라는 돈만 쓴 꼴이 되고 말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들이 정작 자신들의 불통은 생각지 않고 정부와 교계가 불통이라고 비판할 수 있을지 의문이 간다. 한국교회와 소통도 안 하면서 일치를 말하고 철도노조나 대선불복에 편승하는 이유를 묻고 싶은 것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