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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한기총
2013년 10월 22일 (화) 21:45:46 한기총신문 webmaster@ccnkorea.com

한국교회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WCC에 대한 한기총의 오락가락이 도가 지나치고 있다. 특히 WCC를 강하게 반대하기로 한 당초의 기류가 수시로 바뀌는가 하면 오히려 한기총을 도와 반대운동을 하던 수많은 단체 및 교단들을 허탈하게 만들고 있기까지 하다. 차라리 CBS 기독교방송처럼 자신들의 성향이 종북이기 때문에 WCC를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을 이단으로 몰아 음해라도 하면 속 시원한 대책이라도 나올 것이다. CBS 기독교방송의 경우 이단 정죄가 지나치게 친절해서 지난 대선 때 민주당을 돕기 위해 새누리당이 신천지와 연관이 깊은 것처럼 몰고 갔었는데 이번 WCC를 반대하는 시민단체들 역시 이단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몰고 가 무력화 시키려는 정황이 여기저기서 포착된 바 있다.

하지만 한기총은 이중플레이로 일관하면서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 511일 부산역. 무대 중앙 상단에는 '2013 WCC 부산 총회 반대 전국 대회' 글귀가 박힌 플래카드가 걸렸다. 객석 주변에는 'NO WCC'가 적힌 수십 개의 깃발이 펄럭였다.

한기총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홍재철 대표회장을 비롯해 길자연·안명환·오관석·정학채·박성기 목사 등 보수 교계 인사 20여 명이 참석했다.

설교를 전한 홍 대표회장은 "WCC는 종교 혼합주의를 지지한다. 타 종교에도 구원이 있다고 한다면 어느 누가 목숨 걸고 선교하겠느냐"며 총회 반대 이유를 들었다. 이어 "정상적인 목사와 교인이라면 선교를 무시하고 동성애를 찬양하겠느냐"고 말했다. 이날 예배 인도자들은 WCC가 종교 다원주의와 일부다처제, 동성애를 인정하고 개종 전도는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결의문 채택도 빠지지 않았다. 한기총 회원 교단 및 단체 일동으로 발표한 결의문은 지난 1월 교계 진보·보수 간 파국을 몰고 왔던 1.13 WCC 공동선언문과 같았다.

그런데 순조롭게 진행되던 행사는 구호 제창에서 한차례 삐끗하기도 했다. 조우동 장로(국민의소리 공동대표)가 구호 제창에서 WCC를 찬성하는 측 인사로 조용기·김삼환 목사를 거론하자, 홍 대표회장이 급히 제지했다. 강단에 다시 선 홍 대표회장은 "조용기 목사님은 WCC를 절대 반대합니다. 김삼환 목사님은 같은 복음주의권입니다. 기도하고 있습니다"라며 수습했다. 바로 여기에서도 오락가락 한기총의 정체성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야 말았다.

이날 행사는 두 시간 동안 진행됐고, 기획과 준비는 '국민의소리'가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철 사무총장(WCC총회철회촉구위원회)"WCC 반대 운동은 국민의 소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100만인 반대 서명 가운데 75만 정도는 국민의소리가 한 것"이라고 했다. 집회 평가를 묻는 질문에 "이게 바로 부산의 민심이다. 한기총은 잘 모르겠지만 '국민의 소리' 중심으로 반대 운동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얼마 후 국민의 소리측의 서명운동 명부를 한기총은 접수 했고 이후 국민의 소리 측과는 유무상통을 하지 않았다. 더 나아가 WCC 측과 합의문까지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를 두고 교계에서는 현 회장인 홍재철 목사가 재선을 노린 포석이라는 지적이 흘러 나왔다. 이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자 지난 912일 오전에는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당시 참석했던 한기총 측 대표들 전원이 후속 모임을 가졌다. 이날 모임에는 한기총 홍재철 대표회장을 비롯해 한기총에서는 길자연 목사, 김성광 목사, 이강평 목사, 이건호 목사, 이승렬 목사(이상 가나다 순) 및 배인관 사무총장 등이 참석해 한기총과 WCC 상임위가 작성한 합의문에 대한 진위(眞僞)’를 발표했다. 이는 회담과 관련, 한기총 측의 입장을 일각에서 오해하고 있다고 판단해 나온 것이다. 참석자들은 특히 당시 회담에 대해 “3시간여의 대화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자리였지 어떤 결론을 내린 자리가 아니었다“(한기총이 WCC 부산총회에 대해 협력 혹은 공감한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지난 18일 서울 앰배서더호텔에서 ‘2013 신임 교단장·단체장 및 총무 취임 감사예배에서 홍재철 목사는 이러한 비난을 의식한 듯 강도 높은 WCC 비판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교계에서 이러한 홍재철 목사의 말을 곧이곧대로 듣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터이다. 오히려 국민의 소리등이 제출한 서명운동 명부 등이 제대로 반영은 되었는지, 또한 반대를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주장했는지에 대한 의문만 증폭됐다. 실제로 한기총이 필사적으로 WCC를 막으려 했다는 정황은 포착되지 않았다. 오히려 신앙의 양심을 지키는 수많은 평신도들이 이단이라는 오해까지 받으며 묵묵히 겨울바람을 맞으면서 서명운동을 주도 했고 그 서명에는 믿지 않는 사람들도 다수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한국 교계의 문제를 넘어서 용공주의와 동성연애, 종교혼합주의 등 한국인의 정서와 분단 상황에서 도저히 들일 수 없는 WCC의 정체성에 대한 국민의 여론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교회를 다니지 않는 일반인들도 WCC의 해악에 대해 기꺼이 서명을 한 것이다. 또한 교계 역시 교계 내의 종북세력 척결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여의도순복음교회 같은 세계 최대의 교회가 WCC 세력에 주도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 큰 충격을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한국 보수 교계를 대표한다는 한기총의 오락가락한 이중플레이는 한국 교계에 피로감을 증폭시킬 뿐만 아니라 진정성도 의심받을 만한 일이다. 결국 WCC 총회가 예정대로 열리게 된 것이 한기총 수뇌부의 타협 때문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마치 일제시대 때 신사참배 파문을 보는 듯한 한기총의 행보에 상처 받을 평신도들의 마음을 어떻게 달래야 할지도 큰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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