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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신앙고백
written by. 김동길
2013년 10월 04일 (금) 06:59:19 한기총신문 webmaster@ccnkorea.com

이제로 내 나이가 만 85세가 되었습니다. 평안남도 맹산의 심심산촌에 태어나 평양에 나와서 학교에 다녔고 해방 된 뒤에는 38선 넘어 월남하여 줄곧 서울에 살면서 나이를 먹고 또 먹어 이렇게 어쩔 수 없는 노인이 되었습니다. 남들은 나를 향해 늙었다는 말을 하지 말라고 조르지만 내가 늙은 것만은 의심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인간의 사대불가피(四大不可避)’라고 하는 생로병사(生老病死) 중에서 이제 내게 남은 것은 마지막 한 단계 뿐입니다. 나는 서구의 합리주의(合理主義)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 사고방식만은 합리적입니다. 그리고 생활도 합리적이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나에게는 이제 떠나가는 일 한 가지만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최근 몇 년 동안 나는 날마다 영국 시인 테니슨(Alfred Lord Tennyson)의 마지막 시인 백조의 노래’ ‘Crossing the Bar’를 읊조립니다. 그 시를 내가 우리말로 이렇게 옮겼습니다.

 

해는 지고 저녁 별 반짝이는데 날 부르는 맑은 음성 들려오누나

나 바다 향해 머나먼 길 떠날 적에는 속세의 신음소리 없길 바라네

움직여도 잠자는 듯 고요한 바다 소리거품 일기에는 너무 그득해

끝없는 깊음에서 솟아난 물결 다시금 본향 찾아 돌아갈 적에

황혼에 들려오는 저녁 종소리 그 뒤에 밀려오는 어두움이여

떠나가는 내 배의 닻을 올릴 때 이별의 슬픔일랑 없길 바라네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넘어 파도는 나를 멀리 싣고 갈지나

나 주님 뵈오리 직접 뵈오리 하늘나라 그 항구에 다다랐을 때

 

테니슨의 마지막 시 한수로 나는 나의 신앙고백을 대신합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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