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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남북정상회담이 남긴 과제
김성만 (예, 해군중장, 전 해군작전사령관).
2013년 07월 02일 (화) 22:20:54 한기총신문 webmaster@ccnkorea.com

우리 정부는 ‘NLL은 해상군사분계선(해상휴전선)’이고 이를 사수(死守)할 것임을 대내외에 재 천명(闡明)해야 한다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2007년 10월 2일~4일 평양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에 열렸다. 10월 4일에 회담 결과를 담은 2007남북정상선언(10·4선언)이 서명·발표되었다.

주요 내용은 ▶ 6·15공동선언 적극 구현 ▶ 남북관계 상호존중과 신뢰관계로 전환 ▶ 전쟁 반대 및 불가침 의무 준수 ▶ 3자 및 4자 정상이 만나 종전선언 추진 ▶ 6자회담, 9·19공동성명과 2·13합의 이행에 공동노력 ▶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 백두산 관광사업과 이산가족상봉 확대 등이다.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와 관련된 사업은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 설정. 해주경제특구건설. 해주항 활용. 한강하구 공동이용. 민간선박의 해주직항로 통과’ 등 5개다.

국정원(남재준 원장)은 보관하고 있던 정상회담 회의록 원본(103쪽 분량)을 2013년 6월 24일 국회 정보위 소속 의원들에게 제출했다. 국정원은 6월 24일 비밀 생산·보관 규정에 따라 2급 비밀인 ‘2007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전문(全文)을 일반문서로 재분류하여 공개한다고 밝혔다. 회의록은 2007년 10월 3일 1차 회의(오전 9시34분∼11시45분) 131분과 2차 회의(오후 2시30분∼4시25분) 115분을 녹취한 대화 내용을 담고 있다.

회의록 공개를 둘러싼 여야의 공방이 갈수록 험악해지고 있다. 새누리당(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6월 28일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노 전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에서 일곱 가지 국민을 경악시키는 행동을 했다”며 이를 ‘칠거지악(七去之惡)’으로 규정했다.

최 원내대표는 ‘칠거지악’으로 ▶ NLL(북방한계선) 상납 ▶ 비핵화 노력을 경시한 북핵 두둔 ▶ 왕을 알현하는 듯한 굴종적 태도 ▶ 10·4선언을 위한 14조원 퍼주기 ▶ 한·미동맹 와해 적극 공모 ▶ 북한에 껄끄러운 어젠다의 형식적 언급 및 과대포장된 귀환보고 ▶ 국군통수권자의 지위를 망각한 우리 군 공개 비난 등을 들었다.

이에 맞서 민주당(야당) 김한길 대표는 당 최고위에서 “새누리당이 정권 연장을 위해 벌인 조직적 정치공작의 전모가 밝혀지고 있다”며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회견에서 ‘을사오적(乙巳五賊)’에 빗대 원세훈 전 국정원장, 새누리당 김무성·서상기 의원, 권영세 주중 대사, 남재준 원장 등 5명을 ‘계사오적’이라고 비난했다.

이같이 여야는 6월 임시국회 내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NLL 포기 발언 여부를 놓고 사생결단(死生決斷)식 정치 공방을 벌였다. 이로 인해 국내 여론은 분열되고 남남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전투구(泥田鬪狗)식 싸움보다 회의록, 10·4선언, 북한의 주장과 도발 등을 살펴보고 어떤 후속조치를 해야 할 것인가에 있다.

10·4선언 이행을 위해 2007년 11월~12월에 제1차 남북총리회담(11.14~16, 서울), 제2차 남북국방장관회담(11.27~29, 평양), 제7차 남북장성급회담(12.12~14, 판문점),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남북추진위원회 제1차 회의(12.28~29, 개성)가 개최되었으나 공동어로구역 설정에 실패했다. 북한이 우리 대통령의 발언을 근거로 서해NLL과 북한주장 해상분계선 사이에 공동어로구역 설정을 고집했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 국방부는 NLL을 기준으로 남북 등거리/등면적 설정을 끝까지 고수함에 따라 NLL을 지켜낼 수 있었다.

 ▲ 서해북방한계선(NLL)과 북한 주장 해상분계선

 김정일이 한 말의 뜻은 서해바다 우리 수역의 일부를 공동소유로 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서해5도는 남북 공유수면 위에 떠 있게 된다. 그런데 노 대통령은 “똑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NLL은 바꿔야 한다. 내가 핵심적으로 가장 큰 목표로 삼았던 문제를 위원장님께서 지금 승인해 주셨다”고 응답했다. 김정일이 “쌍방이 (NLL 관련) 법을 다 포기한다고 발표해도 되지 않겠느냐”고 하자 노 대통령은 “좋습니다. …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될지 모르니 뒷걸음치지 않게 쐐기를 좀 박아놓자”고 앞질렀다([배인준 칼럼]노무현과 원세훈, 동아일보, 2013.6.25).

 2008년 2월에 출범한 이명박 정부는 북한의 이런 억지 주장을 간파하고 북한의 NLL무효화 전략에 속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통령후보 시절부터 NLL 문제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가졌다. 2007년 11월 2일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해군작전사령부(진해)를 방문하여 “NLL에 대해서 여러 얘기가 있지만 통일이 될 때까지 지켜야한다. NLL을 확고히 막는 것이 충돌을 막고 평화를 지키는 것이다. NLL을 제대로 안 지킬 때 마찰의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2007년 11월 8일 재향군인회에서 한 연설에서도 ‘NLL 사수의지’를 분명히 했다.

 북한은 김정은이 후계자로 잠정 내정된 2009년 1월 8일 이후부터 도발을 시작했다. 북한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2009년 1월 17일 성명을 통해 NLL 무효화를 선언하면서 “조국이 통일되는 그날까지 조선 서해에는 불법무법의 ‘북방한계선(NLL)’이 아니라 오직 우리가 설정한 해상군사분계선만이 존재하게 될 것이다”라고 발표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2009년 1월 30일 성명을 통해 “북남사이의 정치군사적 대결상태 해소와 관련한 모든 합의사항들을 무효화한다. ‘북남 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협력, 교류에 관한 합의서’와 그 부속합의서에 있는 서해 해상군사경계선에 관한 조항들을 폐기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남북기본합의서와 부속서(1992년),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1992년), 6·15공동선언(2000년), 10·4선언(2007년) 등 38개 남북합의서를 무효화한 것이다.

그리고 조선인민군 판문점 대표부는 2009년 5월 27일 성명을 통해 “당면하여 조선서해 우리의 서북쪽 영해에 있는 남측 5개 섬(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우도)의 법적지위와 그 주변에서 활동하는 미제침략군과 괴뢰해군함선 및 일반 선박들의 안전항해를 담보할 수 없게 될 것이다”라고 발표했다. 판문점 대변인의 성명은 정전협정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매우 엄중한 행위다.

 북한은 이를 행동으로 옮겼다. 바로 대청해전 도발(2009.11.10), 서해5도 NLL 남쪽 우리 수역에 ‘평시해상사격구역’ 설정(2009.12.21), 서해5도 NLL 남쪽 우리 수역에 해안포/방사포 대규모 발사(400여발, 2010.1.27~29), 천안함 폭침(2010.3.26), 백령도/연평도 인근 우리 수역에 해안포 사격(2010.8.9), 연평도 무차별 포격(2010.11.23), 北용매도 해안포 연평도 우리 수역에 포격(2011.8.10)이다. 이러한 무력도발은 남북기본합의서와 10·4선언 등의 ‘전쟁 반대 및 불가침 의무 준수’ 합의를 모두 위반한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북한은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을 핑계로 서해NLL을 무효화하고 서해5도의 법적지위까지 부정했다. 이를 각종 도발로 증명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우리 정부는 ‘NLL은 해상군사분계선(해상휴전선)’이고 이를 사수(死守)할 것임을 대내외에 재 천명(闡明)해야 한다. 여야 정치권도 이를 담은 결의문을 채택해야 한다. 북한이 폐기를 선언한 남북합의서(38개)를 일괄 폐기하고 새 출발해야 한다.

 우리만 지킬 수도 없는 일이다. 서해NLL 이남의 수역을 ‘군사수역’으로 선포하여 관리해야 한다. 북한이 이미 군사수역으로 선포한 상황에서 다른 대안이 없다. 그리고 정치권은 대화록/NLL과 관련한 소모적인 정쟁을 중단하고 진실을 밝혀야 한다. 국정조사와 청문회 개최, 대통령 기록물 확인 등을 통해 이번 사안을 마무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선거 때마다 논쟁이 재발할 가능성이 많다. 마침 야당인 민주당, 당시 정상회담을 준비한 사람과 수행원이 이를 요구하고 있다. 여당이 거부할 명분이 없다. (kona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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