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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格)과 ‘급’(級)
2013년 06월 18일 (화) 14:53:00 한기총신문 webmaster@ccnkorea.com

최근 우리 국민의 70%가 남북 당국회담 무산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북한 수석대표 ’()을 문제 삼은 것에 대해 잘했다고 답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첫 공식 남북회담이 결국 무산되면서 새삼 ’()’()에 대해 생각하게 된 탓이다. 좌파정권 시절 우리는 이러한 ’()’()이 무시 된 채 남북간 회담을 밀어 붙여 국민들의 원성을 샀었다.

원래 남북 양측은 12, 13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개성공단 정상화와 금강산 관광 재개, 이산가족 상봉 등 현안을 협의하기 위한 '남북 당국회담'을 열기로 했으나 11일 오후 늦게까지 수석대표의 '()'을 놓고 절충점을 찾지 못했다.

6년 만의 남북회담이 무산됨에 따라 남북 간의 대화기류는 한순간에 긴장 국면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에 따라 당분간 대화 국면이 재개되기는 쉽지 않아 보이지만, 양측이 대화의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는 만큼 일정기간이 지나면 대화 분위기가 다시 조성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수석대표의 급이 회담을 무산시킬 정도로 중요하느냐는 지적도 없지 않다. 하지만 대화를 먼저 제의한 북측에서 '국장급'을 수석대표로 내세운 것을 놓고 제의의 진정성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무접촉에서 우리 측은 김남식 통일부 차관을, 북측은 강지영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국장을 각각 수석대표로 선정해 통보했으나 북측이 이를 ’()’()이 안 맞는다며 거절한 것이다. 물론 북한이 진정성 있는 남북당국회담을 바라지는 않았다는 분석이 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만나는 마당에 시간 벌기용이 아니냐는 분석도 그래서 나온 것이다. 하지만 비즈니스나 외교 혹은 인간사에 있어서 ’()’()은 대화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는 점은 분명한 것 같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비정상적인 관행을 가지고 지금까지 좌파정권이 무리한 남북회담을 추진해 온 것을 야당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탓으로 돌리는 것은 어패가 있다는 것이다.

’()’()은 상호신뢰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당국회담에서 격이 서로 맞지 않는다면 시작부터 상호 신뢰가 다소 어려운 점이 있다. 그런 격은 서로 반드시 지켜야 할 기본적 자세다. 그걸 문제 삼는 쪽이 더 이상하다는 것이다.

종북좌파들은 박근혜 정부가 ’()’()을 따지느라 남북관계에 있어서 실기를 했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아마도 반대를 위한 반대에 몰두하는 그들로서는 우리가 설령 ’()’()을 그들의 요구대로 맞췄다가 협상이 결렬됐더라도 대한민국 정부가 차관급, 장관급이 가서도 성의 없이 협상하여 결렬됐다고 비난할 것이다.

()’이란 한자 어휘는 알다시피 주위 환경이나 형편에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분수나 품위를 이르는 말이다. 인격 격식 법식 지위 자리 등을 이르는 말이다. 물론 은 이 외에 다다르다, 겨루다 등의 뜻도 가지나 우리의 생활에선 주로 자리 격의 의미로 사용된다. 격식(格式) 합격(合格) 등이 그 경우이다. ‘심격(心格)’이란 말이 있어, 이는 바른 마음 또는 마음을 바로잡음이란 뜻이다.

또 사리에 적당하여 본보기가 될 만한 묘하게 된 짧은 말인 격언(格言)’도 있다. ‘격제(格制)’라 함은 품위와 자격을 이르는 말이요 격조(格調)’는 품격과 인격을 이른다. ‘이 포함된 가장 유명한 말은 역시 격물치지(格物致知)’라 해도 좋다. 사물의 이치를 연구하여 지식을 넓힘을 이르는 말이 아니던가. 이는 우리나라 근대 실학파 선비들의 최대의 화두였다. 이때의 ()’ 단순히 지위라는 뜻을 넘어 그 근본을 찾아 궁구하다 하는 뜻이 된다. ‘의 최고의 경지라 할 것이다.

다음, ‘()’등급 급의 의미로 주로 쓰이니, 계급이나 등급을 이르거나 주산 태권도 바둑 따위의 등급을 의미한다. , 위차(位次)나 차례를 이른다. 모든 인간사와 사람 사이에 그야말로 이 있고 이 맞아야 잘 풀린다.

이번에 남과 북이 ()’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청와대가 서로 격이 맞아야 신뢰가 싹트지 않겠느냐고 북측 대표단의 ()’에 대해 여러 차례 강조했는데도, 북이 긍정적 대답을 안 해 결국 남북당국회담이 무산됐다. ‘이 없고 을 무시해서야 어찌 얼굴 맞대 대화할 수 있겠는가.

박근혜 대통령의 말처럼, 회담의 형식이 내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격이 맞지 않고 불평등한 회담 결과로 신뢰가 쌓일 수 없고 정상적인 남북관계 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 지금 남북대화가 더 절실한 쪽은 북한이다. 우리에게 더 중요한 것은 대화 그 자체가 아니라 대화의 내용과 성과다. 지금이야말로 북한으로 하여금 남북대화에 성의를 갖고 격식을 갖춰 임하도록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요즘 교계도 ’()’()이 많이 무너졌다. 권위주의를 지켜 나가자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목회자들 사이에서도 선배 목회자들에 대한 ’()’()이 사라져 가고 있다. 또한 교회개혁을 말하는 급진적 의견들 사이에서는 특히 이러한 ’()’()을 파괴한 열린 예배들이 시도되고 때로 교회의 전통을 파괴하기도 한다. 그러나 ’()’()은 앞서 말했듯이 신뢰대화의 첫 준비단계다. 우리는 이러한 점에 있어서 원칙을 지킬 때는 지켜야 하는 것이 정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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