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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절
2013년 03월 06일 (수) 06:01:29 한기총신문 webmaster@ccnkorea.com

사랑의 교회 오정현 목사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에 대한 의혹과 논쟁이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뭇 이번 논쟁을 통해서 신학생들의 컨닝문화와 논문조작에 대한 해묵은 논란이 재연될 조짐이다. 사실 목회자 윤리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 ‘신학생의 양심’ 혹은 ‘목회자의 양심’이다. 오죽했으면 일부 신학대학들이 학부모 참관 시험을 시행하기도 했고 누구보다도 정직해야 할 신학생들의 컨닝문화 때문에 시험에 든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또한 수많은 목회자들이 목회의 과중함을 들어 논문 등을 후배 교역자에게 맡기거나 하는 일이 빈번했으며 중대형 교회의 경우 교인들의 기대치 때문에 박사학위의 필요성을 느낀 담임 교역자들을 중심으로 학위를 취득하는 열풍이 불었을 때도 이러한 논쟁은 수도 없이 일어났다. 비인가 외국 신학교의 학위부터 논문 대필, 표절, 금품거래를 통한 형식적 학위심사 등 세상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만큼 부정행위가 많았던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논문뿐만 아니라 저서 역시 베스트셀러이던 아니던 간에 표절시비가 많았다. 번역서의 경우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자신이 그 바쁜 목회사역 가운데 얼마나 세심한 번역을 할 수 있었겠는가 하는 점이다. 이 때문에 저서가 나오면 한국교회 여기저기서 어디서 본 듯한 내용이라며 수군거리고는 했다.

한편으로는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설교 역시 문제가 됐다. 수많은 목회자들이 이른바 ‘짜집기’설교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목회자료라고 하여 설교문들을 씨디에 담아 팔기 까지 한다. 이를 여과 없이 퍼다가 자신의 내용을 첨부하여 자신의 설교로 포장하다 보니 어느새 그 설교가 그 설교로 들릴 때가 많다. 한마디로 목회자들의 기본적인 양심과 윤리가 실종된 것이다. 예화가 일치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예 남의 설교를 복사하여 앵무새 처럼 읽기도 하니 참으로 부끄러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대형교회 목회자들은 대부분 박사학위를 갖고 있고 또 지금도 많은 목회자들이 학위를 받기 위해 시간과 지식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일부 신학대학들의 학위과정을 보면 ‘표절’이 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모순을 안고 있다. 대학원을 운영하려다 보니 수백명의 수강생을 모아 놓고 학위과정을 운영하는 통에 제대로 된 변별력 있는 리포트 검사나 시험 감독, 논문심사가 될 리가 없다. 또 선후배관계와 차후 목양지 부임이라는 현실, 신학대학의 교수들에 의한 노회가입 등 모순된 현실 앞에서 학위는 부실해 질 수 밖에 없다.

한 교계 인터넷 매체가 이러한 현실을 개탄하면서 표절은 대체로 연구자로서 해서는 안 되는 '학문적 도둑질'로 알려져 있다고 말한 것은 적절한 표현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한국학술단체총연합회의 연구 윤리 지침에 따르면 표절은 "의도적이든 비의도적이든 일반적 지식이 아닌 타인의 아이디어나 저작물을 적절한 출처 표시 없이 자신의 것처럼 부당하게 사용하는 학문적 부정행위"를 뜻한다고 기술했다.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의 '연구 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은 표절을 "타인의 아이디어, 연구 내용, 결과 등을 적절한 인용 없이 사용하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다고 썼다. 고신대·장신대 등의 국내 신학대학의 '연구 윤리 규정'에서 말하는 표절도 교과부 지침과 거의 같다는 점도 강조한다.

의도 했든 그렇지 않든 간에 ‘표절’은 목회자의 윤리에서 결코 허용 되서는 안 되는 비도덕적 행위다. 그런면에서 오정현 목사의 이번 파문은 누적되어 있었던 한국교회의 고름이 터졌다고 볼 수 있다.

오정현 목사는 지난해 6월에도 이 논문에 대한 대필의혹이 불거졌다가 사그라 들었었다. 하지만 이달 3일에는 윌킨스(Michael J. Wilkins) 교수의 ‘Following the Master’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또다시 불거졌다. 오정현 목사는 즉시 작성과정 중 의도하지 않게 일부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박사학위를 수여한 남아공 포체프스트룸대학(현 노스웨스트대학)은 처음에는 문제가 없다고 입장을 밝혔으나, 사랑의 교회 측에서 보낸 표절 의혹이 제기되는 자료를 전달 받은 후 논문을 재조사하기로 태도를 바꿨다.

과거 당회에 제출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오 목사의 논문 표절은 심각한 수준일 뿐 아니라 표절을 은폐하기 위해 거짓말까지 했다는 정황이 드러난다. 사랑의 교회 당회는 2012년 6월 22일 장로 4명이 참여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한 바 있다. 당시 오 목사는 1998년 남아프리카공화국 포체프스트룸대학(현 노스웨스트대학) 박사 학위 논문 '신약성경에 비춰 본 제자 훈련 설교'을 두고 표절·대필 의혹을 받는 상황이었다.

그해 7월 1일 조사위원회에 출석한 오 목사는 "양심과 명예를 걸고 떳떳하게 본인이 작성한 논문임을 밝힌다"며 "만약 추후에라도 논문 대필이나 표절 등 그 어떤 부정직한 증거가 나온다면, 사랑의 교회 담임목사직에서 사퇴 하겠다"고 까지 말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교회 건축과정에서 붉어져 나온 상황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번 논문표절 사건이 한국교회에 시사 하는 바는 크다고 할 수 있다.

우선 누구보다도 정직해야 할 목회자와 신학생들이 표절과 컨닝, 대필 등을 여과 없이 받아들이고 남의 설교를 자신의 것 인양 강단에서 설교한다면 한국교회의 미래는 어둡기 때문이다. 차제에 한국교회와 각 신학대학들이 윤리규정을 만들고 신학생 때부터 선한양심을 갖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사랑의 교회는 대한민국에서 몇 안가는 교회이며 고 옥한흠 목사의 정신이 살아 있는 유서 깊은 교회다. 이런 교회가 비난의 한복판에 서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 교회와 목회자들이 존경을 받지는 못할 망정 세상으로부터 비난을 받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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