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과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가 속도를 내고 있다. 이들은 3자 대결에서는 열세이기 때문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여러가지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워 단일화를 포장하지만 명백하게 야합(野合)이라고 부를만하다. 야합이라는 단어는 ‘부부가 아닌 남녀가 서로 정을 나눈다.’ 라는 뜻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단일화를 대의(大義)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국민들은 야합이라고 볼만한 사안이다. 이들은 정치적 배경도 다르거니와 내세우는 명분이 주로 정치혁신을 통한 '새 정치'인데 기성 정치권과 전혀 다를 바 없고 오히려 문재인 후보의 경우는 역대 최악의 정권이었다는 ‘노무현 정권’의 2인자였다. 게다가 문재인 후보는 자신의 부모가 공산당이 싫어 흥남부두에서 철수하는 배를 타고 월남해 거제도에서 자신을 낳았음에도 ‘종북’을 하는 후보이며 집권 당시에 했던 말들을 수도 없이 바꾼 ‘카멜레온’같은 인물이다.
안철수 호보 역시 설렁탕 한 그릇에 박원순을 서울시장으로 만들어 버리고 지금까지 서울시민들이 고통 받게 만든 장본인인데다가 모호한 행보로 인해 국민적 피로감을 더해주는 한편 컴퓨터 바이러스 전문가라는 것 외에는 오히려 주가조작을 밥 먹듯이 해서 개미군단들의 경제적 파탄을 불렀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인물이다.
이들이 ‘단일화’를 하겠다는 것은 ‘야합이 명백하다. 출신성분부터가 다르고 특히 안철수 후보의 경우는 여,야를 넘나들면서 자신의 기업을 확장시켜 온 인물이다. 실패한 정권의 2인자와 아직까지 누군지도 모르는 모호한 자가 ’야합‘을 통해 뭔가를 이뤄보겠다는 것 자체가 한국정치의 낙후된 면모를 보여주는 것이다. 게다가 김대중, 노무현 정권을 거치면서 보았듯이 종북세력들은 수권정당으로서의 면모나 집권에 대한 계획이 서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편 가르기하고 북한에 퍼주기를 실행하며 마치 홍위병들처럼 대대적인 숙청작업에만 몰두 한다. 솔직히 말해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으로 불리는 김대중, 노무현 정권 당시 퍼주기 위한 ’남북정상회담‘을 제외하곤 별다른 내세울만한 업적이 없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오히려 종북세력들과 통합진보당, 전교조 등 이적단체들만 배불린 세월이었다.
이들이 말하는 ‘정치개혁' 혹은 ’새정치‘도 상당부분 박근혜 후보의 정치쇄신계획에 포함되어 있다. 그렇지만 그들이 어떤 명분을 내세우든지 간에 정권을 탐하기 위한 야합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을 역사 속에서는 과거의 전례로 보여주고 있다.
대선후보의 단일화는 아니지만 1990년 있었던 3당 합당으로 부터 야합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당시 김대중-김영삼씨의 분열로 정권을 집은 노태우 대통령의 민정당 정권은 계속되는 국민의 민주화요구와 군사정권 청산요구에 직면했다. 1988년 제13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민정당이 과반수 의석 확보에 실패하자, 여소야대 정국을 타개하기 위해 이른바 '보수대연합'을 비밀리에 추진하여 당시 통일민주당(총재 김영삼) 신민주공화당(총재 김종필)의 3당 합당을 이루어 거대여당이 된다. 그러나 3당 합당은 김영삼씨가 노태우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내각제 합의각서 파문과 내각제 합의결렬로 김종필이 새로운 정당(자민련)을 독자적으로 창당함으로써 사실상 깨졌다
1997년에는 김대중, 김종필 연합(DJP 연합)이 있었다. 1997년 15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와 자민련 김종필 총재는 단일화 논의에 들어갔다. 한동안 밀고당기는 단일화 논의를 하다 성공했는데 이들의 당시 단일화 합의문을 보면 이들은 철저히 권력 나눠먹기식이었고 그들이 합의했던 내각제는 논의도 한번 제대로 못하고 휴지통속으로 들어갔다. 결국 이들은 ‘정권획득’만을 위해 야합을 했던 것이다.
2002년 노무현-정몽준의 단일화는 어땠나. 2002년은 이회창 대세론이 선거판을 압도했다. 그러자 노무현 측이 정몽준씨 측에 먼저 단일화를 제안했다. 정몽준씨의 전격수락으로 이들은 협상 시작 후 단일화 방식의 세부사항을 놓고 양측의 줄다리기가 계속되다 협상시작 13일 만에야 방식에 대한 최종 타결이 이뤄졌다. 하지만 노무현후보가 유세과정에서 정몽준씨가 듣기 거북한 말을 하고 대북 정책 등에서 맞지 않자 선거를 코앞에 두고 지지를 철회하여 연대가 깨졌다. 그래도 다급했던 당시 노무현 후보는 단일화 때 약속했던 보수적인 정책과 노선을 그대로 준수한다고 공약을 했었지만 당선이후 이런 공약은 거의 폐기됐다.
이상에서 보듯이 단일화나 연대를 할 때는 그럴듯한 명분을 포장해 국민들을 속인다. 또 정권을 잡은 후에는 명분도 약속도 휴지조각이 되는 것이 다반사다. 특히 단일화는 후보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자신의 지지자들을 챙겨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자리싸움이 일어나고 노선차이로 갈라선다.
따라서 우리는 문재인과 안철수 후보의 어떠한 미사여구의 단일화 합의문도 믿을 수가 없으며 우선 정권을 잡고보자는 야합으로 볼 수밖에 없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고 했다. ‘정치야합’의 결과를 뻔히 알면서도 그들을 지지하는 것은 ‘부부가 아닌 남녀가 서로 정을 나눈다’는 불륜관계를 인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