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19.10.30 수 09:50
 
로그인 |  회원가입
 | 전체기사보기 | 기사제보
특별자치도, 지방선거
> 뉴스 > 뉴스 > 이슈
     
[한국일보칼럼] 정두언과 이상득, 그리고 박근혜
체포동의안 부결 파문의 이면도 살펴야
2012년 07월 25일 (수) 23:56:17 한기총신문 webmaster@ccnkorea.com


대선 승리 유불리가 쇄신 잣대가 되어서는 곤란

관료 출신인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은 2000년 4월 16대 총선을 앞두고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대표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했다. 서울 서대문 을에 공천 받아 출마했으나 현역인 민주당 장재식 의원에게 패배했다. 그 충격으로 우울증에 빠졌고 교통사고까지 당해 2개월 간이나 병원 신세를 졌다. 그런 최악의 상황에서 병상으로 찾아와 그에게 손을 내민 사람이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 중이던 한나라당 이명박 의원이었다.

이명박 서울시장후보 캠프에 합류한 그는 후보비서실장 등을 맡아 이명박 시장 당선에 큰 공을 세웠다. 이후 정무부시장 등으로 이명박 시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면서 대권으로 가는 기반을 함께 닦았다. 2007년 대선 때는 선대위 전략기획총괄팀장을 맡아 핵심적 역할을 담당했다. 한때'왕의 남자'로까지 불린 그는 이명박 후보의 친형 이상득 의원과 함께 이명박 정권 창출의 양대 공신으로 꼽혔다.

그러나 정권 창출 1등 공신으로서의 정 의원의 위상과 지분은 오래 가지 못했다. 대통령직인수위 시절부터 정 의원은 SD(이상득 전 의원)라인으로부터 견제를 당하고 지분 행사에서 철저히 배제되기 시작했다. 동고(同苦)는 하지만 동락(同樂)은 못한다는 말 그대로였다. 반격에 나선 정 의원은 2008년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초ㆍ재선 의원들을 규합해 SD 불출마를 요구하는'55인 항명파동'을 주도했지만 미수에 그쳤다.

이후 이명박 정권은 SD라인이 주도했다는 게 정설이다. 만사형통 상왕 영일대군 등의 말이 나온 것도 그 즈음부터였다. 국정참여 세력의 확장은커녕 정권 창출에 기여했던 주요 공신과 동업자들까지 배제되고 SD세력의 독주로 권력내부에 견제와 균형 원리 작동이 불가능하게 됐다. 이명박 정권의 비극은 여기서부터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 정 의원은 SD세력을 향해'권력 사유화' '국정농단세력' 등의 용어를 동원해 공격을 가했지만 집권 초반 권력내부 파워게임에서 패배한 자의 넋두리 정도로밖에 비치지 않았다.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서로 앙숙이 된 이상득 전 의원과 정 의원에 대해 검찰이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공범관계로 함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뜨악한 반응을 보인 것은 이런 배경을 잘 알기 때문이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긴밀히 협력했던 두 사람인 만큼 검찰이 밝힌 혐의는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정 의원이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을 이 전 의원에게 소개하고 돈 받는 것을 거들었다고 공범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은 아무래도 모양이 이상하다.

시중에는 두 사람의 이상한 동행에 숨겨진 그림을 찾느라 억측들이 구구하다. 지난 1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에 임할 때 다수 의원들의 머리 속도 여러 가지 의문으로 복잡했을 것이다. 표결 전 정 의원의 절절한 호소나 일부 의원들의 지원발언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체포동의안 부결에는 그런 복잡한 상황이 더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정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을 무조건 국회의원 기득권 포기 약속을 어긴 반 쇄신으로 몰 일만은 아니다. 불체포특권이 비리의원 동료의원 보호용으로 악용된 사례가 많았지만 검찰의 정치성이 문제가 되는 한 헌법에 규정된 취지는 여전히 유효하다. 모든 사안의 판단 기준을 연말 대선 승리에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로 삼는 것은 문제가 있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전 대표는 그런 함정에 빠져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한일정보보호협정 중단 요청에도 그런 흔적이 있고, 차세대전투기 사업, 우리금융지주 매각, 인천공항주식 매각 등 주요 국책사업 등에 대한 접근도 그렇다. 박근혜 전 대표의 쇄신 드라이브가 돋보이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당장은 대선 승리에 도움이 안 될 것 같아도 국가의 먼 장래를 보고 밀고 나가는 소신과 원칙을 지녔는지는 의심스럽다. 그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인가.

이계성 수석논설위원 wkslee@hk.co.kr
한기총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 한기총신문(http://www.ccnkore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신문사소개 · 기사제보 · 광고문의 · 불편신고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홍은동 189-45 | 전화: 02)395-9151-7 | 팩스: 0303-0144-3355
(주)한기총신문 발행인.편집인: 진동은 | 등록번호: 서울아 01119 | 청소년보호 책임자 : 진동은
Copyright 한기총신문. all right reserved. mail to ccn01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