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불빛들이 종종걸음으로 반짝이고

어린 날의 꿈을 태우던 노을 비낀 길녘에

창백하던 낮달이 볼그레 미소 짖는 저녁

부여잡은 그 바람결에

코스모스 슬픈 몸짓으로 설레일 때면

조상의 흔들이 만든 조그만 다듬이 위에

인생을 내려놓은 사람들

정겨운 이야기 같은 다듬이 소리로

덜 아문 가슴 어루더듬네 

모든 일이 타래실 풀 듯 잘되도록

화해의 신명나는 춤판이 벌어지면

너무 서둘지 말자 마음 다스리고

번뇌의 불꽃 스러지며

시간의 얼레도 풀어져

저 홀로 깊어 가는 가을 밤 

다듬이 소리 달빛에 걸리면

별들이 뜰에 내려 별밭도 일구고

손닿자 애절히 우는 모시 치마 위로

감미로운 은빛 리듬의 교향곡이 흐른다

문득 그 섬에 다가서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