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서울시장 재보선 선거의 패자는 사실 ‘민주당’이라고 볼 수 있다. 그들은 지난 해 경기도 지사 선거부터 봉하 마을 재보선에 이어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후보를 내지 못했다. 전남 순천의 경우는 처음부터 북한의 지령에 의해 움직인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민주노동당에게 후보를 내주어 ‘무혈입성’하게 하더니 이번 재보선에서도 강원도 인제군에서 단일화에 실패하여 결국 패배하고 말았다. 오죽하면 손학규 대표가 “다음 대선에서도 자당의 후보가 결정된 상황에서 안철수 같은 사람이 단일화 하자고 하면 큰 낭패‘라고 하소연 할 정도였다.

수도서울을 종북세력에게 빼앗겼다는 상징적 의미 외에도 이번 선거는 과연 우파가 집권전략이 있는지를 의심케 하는 선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또한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믿을 건 강남3구뿐”이라는 해서는 안 되는 발언을 하고 박근혜 대표는 전국을 모두 뛰어야 하는 상황이 되고 보니 선거 전에 겨우 얼굴 한번 알리고 사라진 ‘안철수’의 거품이 ‘서울’과 ‘전라도’를 제외한 전국에서 승리한 박대표의 공적을 가릴 정도였다.

같은 우파 정당이라는 ‘자유선진당’은 철저하게 몰라라 했고 우파단체들은 우왕좌왕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도 고질적으로 드러난 병폐가 있다면 좌파들은 반나절 만에 ‘모금전문가’인 박원순에게 거액의 선거자금을 기부하였음에 반해 나경원 후보는 마지막까지 선거자금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한마디로 말해 좌파들이 ‘적화통일’혹은 ‘체제전복’, ‘좌파정권 수립’이라는 명제 하에 일사분란하게 자금을 대며 똘똘 뭉친 반면 우파들은 전혀 지갑을 열지 않았다. 그러니 이명박 정권의 실정으로 젊은이들의 분노와 더불어 자기희생을 하지 않는 우파들이 ‘기득권 세력’이라는 비판에 직면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집권 후 토목공사에만 매달렸다는 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린 20-40대 유권자들의 마음을 헤아려야 할 우파들이 이번에도 단결하지 못하고 한나라당 역시 전통적인 선거방식만 고수하다가 결국 수도서울을 빼앗기고 만 것이다.

특히나 SNS에 대해 전혀 무방비 태세로 일관한 결과 이번선거는 박원순 후보의 수많은 비리의혹에도 불구하고 좌파의 ‘흑색선전’이 먹혀들어가 막판에는 나경원 후보만 이상한 사람이 되어 갔다. 게다가 김제동, 김미화, 김여진, 공지영, 이외수, 박혜경, 이은미, 윤도현, 김어준, 조국, 김용옥, 문성근, 명계남 등 이름 석자만 들어도 알 만한 좌파 문화인들이 총출동하여 트위터 등을 장악하고 여기에 선거 당일까지 MBC 등의 인터뷰(선거법 위반 사항임)와 한겨례, 경향신문, 오마이 뉴스 등의 선정적인 선거독려까지 체계적으로 움직인데 반해 우파들은 몸을 사렸다.

솔직히 우파에겐 집권전략이 부재한 상태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나라가 잘못된 길로 빠지는 것을 막아야 할 교계 역시 이번 선거를 통해 좌, 우파가 확연히 갈라졌다. 성경 말씀에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는 말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철저하게 진실을 은폐하며 ‘좌’로만 치우친 목회자가 훨씬 많았다. 곽노현 사건 때도 많은 목회자들이 개입되어 있었고 이번 선거 역시 좌파 목회자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게 사실이다. 이들이 ‘진실’과 ‘거짓’을 뒤바꿔 친 것은 둘째 치고 사회통합을 이끌어야할 교회의 책임을 망각하고 ‘증오와 분노’ 그리고 ‘가진 자와 못가진 자’의 사회주의적 이분법을 양산하는 사회를 만들었음에 실망스럽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이번 선거를 통해 ‘뉴라이트’나 ‘나눔과 기쁨’ 등 우파 운동을 이끌었던 김진홍, 서경석 두 목사의 몰락은 앞으로 기독교가 우파운동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단적으로 보여준 계기가 되었다.

한국교회가 지금까지 굳건히 유지되어 성장해 온건 ‘할 수 있다 하면 된다 해보자’는 긍정의 힘이었고 가난을 탈피해 보고자 밤낮으로 나라와 민족, 개개인의 가정을 위해 기도해 온 어머니들의 영성 그리고 굳건한 ‘반공의식’이었다.

사실 한국의 교회는 동방의 예루살렘이라는 ‘평양’이 공산화되고 교회와 목회자들이 탄압받고 순교당할 때 신앙의 자유를 찾아 월남한 크리스천들로 인해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온 것도 사실이다. 이들은 대한민국이 어려울 때마다 국가조찬기도회를 비롯 전 국민을 결집하는 대형 기도회를 통해 국민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기도 했다. 때로 여의도 광장이 ‘아레오바고 광장’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한국교회의 저력 때문이었다. 반면 도시산업선교회를 비롯 NCCK로 대표되는 좌파 크리스천들은 ‘용공논란’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세력을 확장해 나갔고 수많은 반정부인사들에게 장학금을 주어가며 유학을 보냈다.

이제는 우파의 집권전략도 등장할 때가 되었다. 이 중심에 한국교회가 나섰으면 좋겠다. 그것도 기독정당을 만들어 직접 정치하라는 얘기가 아니라 사분오열된 우파단체들을 하나로 결집하고 제대로 된 우파 정치인들을 만들어 내고 언론사에도 ‘장학생’들을 만들어 올바른 보도를 용기 있게 할 수 있도록 독려하였으면 한다. ‘기도’로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대한민국’을 세워 나가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가 나침반 역할을 할 때 ‘우파의 집권전략’은 비로서 확연해질 것이기 때문이다.